[창업&프렌차이즈] 경기회복 '안갯속'…1억 이하 생계형 창업 북적인다


'청진동해장국''양평해장국''신의주찹쌀순대'….추석이 지났어도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서민층 소비자를 겨냥한 생계형 외식업소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해장국을 3000~4000원에 내놓는 가격파괴 점포도 많이 눈에 띈다.

경기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함에 따라 거액의 투자금이 필요한 대형 점포 대신 임차료를 포함해 총 1억원 이내로 창업할 수 있는 소형점포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초기 투자비가 적어 퇴직자,주부 등 초보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1억원 이하 소형 점포로 창업할 경우 차별화된 아이템을 고르고,인건비 등을 줄여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장국집 전성시대

최근 종로 일대 구도심의 재개발 사업으로 청진동 해장국집들이 사라지는 대신 '청진동해장국'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부활해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장국으로 유명한 병천,양평,신의주 등 지역명을 내세운 순대국 · 해장국 프랜차이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장국전문점의 주고객은 30대 이상 남성이었지만 최근 모던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꾸민 업체들이 늘면서 수요층이 넓어지고 있다. 사무실이나 상가 밀집지,식당가나 유흥업소 밀집지,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점포가 속속 생겨난다. '홍반장 찹쌀순대' 본사를 운영하는 홍인숙 사장은 "깔끔하게 매장을 꾸미고 맛을 차별화해 여성들의 이용이 늘었다"며 "부부가 운영해 인건비를 줄이면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분식 · 치킨점 인기 지속

분식점은 33㎡(10평) 정도의 작은 점포로 창업이 가능하고,B급 상권에서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어 인테리어,메뉴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식자재 공급업체에서 출발해 가맹사업에 진출한 '푸딩'은 프리미엄 분식점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본사가 직접 생산한 제품을 중간 유통단계 없이 가맹점에 공급해 가격이 싸다. '생우동'을 2000원,얼리지 않은 고기를 매장에서 직접 튀겨 낸 '생생돈가스'를 3900원에 판매한다. 치킨전문점도 동네 상권에서 1억원 이하로 창업이 가능하다. 최근 메뉴나 인테리어를 차별화한 브랜드가 많이 등장했다. '아로하치킨&델리컵닭'은 매콤달콤한 양념으로 맛을 낸 순살 후라이드 치킨을 컵에 담아 판매하는 '컵닭'을 내놨다. 1000원,2000원 등으로 부담 없는 가격에 들고다니며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치킨매니아'는 유럽풍 패밀리레스토랑처럼 인테리어를 꾸며 매장을 늘려가고 있고,네네치킨 등 배달 전문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고정비 줄여 수익성 높여야

1억원 이하 소형 점포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매출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을 줄여 '저비용 고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퓨전요리 주점 '오뎅사께'의 경우 임대료가 싼 주택가 등에 소형 점포를 내는 전략으로 6년 만에 가맹점이 270개를 넘어섰다. 점포비(33㎡ 기준)를 포함,6000만원 정도면 창업이 가능하다. 남편은 주방,아내가 홀을 책임지는 2인 체계로 운영되는 점포가 대부분이다. 한솥도시락 등 도시락전문점들도 주머니가 가벼운 청소년층을 겨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신천 오뎅사께 사장은 "소자본 창업의 경우 진입 장벽이 낮아 신생 프랜차이즈가 많다"며 "반짝 인기를 끄는 아이템을 피하고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는 안정적인 아이템과 건실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