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한달째 '약보합'…단기급등 숨고르기

DTI규제에 상승 피로 겹쳐…재건축·강북 등 하향세 확대
내년초까지 조정 지속될 듯
서울 · 수도권 부동산시장 '약보합 조정장세'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달 초 은행권에만 적용됐던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이달 12일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이후 서울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값의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고 가격조정은 서울 강북 및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번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조정은 내년 봄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0.04% 떨어져 지난달 말 이후 4주 연속 조정국면을 이어갔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뚜렷하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9월 말 내림세로 접어든 뒤 지난주 0.25% 하락에 이어 이번 주도 0.23%의 비교적 큰 하락세를 보였다. 지역별 재건축아파트 가격을 보면 서울 강동구가 0.51%로 가장 많이 내렸으며 강남구와 송파구(하락률 각각 0.22%),서초구(0.16%) 등이 뒤를 따랐다.

강남구 개포동에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주공3단지 35㎡ 아파트의 경우 현재 형성된 시세는 6억8500만원으로 지난달 초 은행권 DTI규제 이전에 비해 평균 5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강동구 둔촌주공3단지 112㎡ 아파트도 평균 9억2500만원으로 한 달 보름여 만에 4000만원 내렸으며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차 42㎡ 아파트는 지난달 초에 비해 3000만원 이상 떨어진 5억6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을 위해 안전진단을 실시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직 기존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고 일선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런 가격 조정은 가을 이사철이 거의 마감되면서 서울 강북은 물론이고 수도권 신도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울지역 일반 아파트가격은 강북지역이 약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 0.01% 하락했다. 서울 일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지난 3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노원구 상계동 현대3차 115㎡ 아파트 시세가 이번 주 1000만원가량 떨어진 것을 비롯해 중랑구 상봉동 건영2차,도봉구 창동 상계주공19단지 등의 아파트가 전주에 비해 500만~750만원 떨어졌다. 분당(-0.03%)과 일산(-0.01%)이 하락했고 나머지 지역은 보합세를 보였다.

분당신도시도 금곡동 청솔성원,야탑동 목련SK,정자동 한솔주공6단지 등의 아파트 가격이 250만~1000만원가량 하락했으며 일산도 매수세가 끊긴 가운데 일산동 후곡동양,대창 등의 아파트가 250만~500만원 내림세를 탔다.

기존 주택시장의 조정장세는 겨울 비수기인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단기급등 부담에다 대출규제,금리상승 등의 악재가 있어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