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임금 교섭권 회사 위임' 추인

'실용 노선' 오종쇄 위원장
63% 압도적 지지로 재선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임금교섭권을 회사에 위임한 현 위원장에게 더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3일 전체 조합원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18대 노조위원장 선거를 실시한 결과,오종쇄 현 위원장이 63.74%의 득표율로 정병모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조선경기 위축에서 비롯된 경영난을 노사가 힘을 합쳐 극복하자며 임금 교섭권을 사측에 위임한 오 위원장과 임금 교섭권 위임은 노조 자주권의 포기라며 집행부 교체를 주장한 정 후보 간 2파전이었다. 현대중 노조원들은 오 위원장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 임금 동결과 임금교섭권 위임을 또 한번 추인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현재 15년인 현대중공업 무분규 기록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고 투쟁 일변도의 민주노총식 노동운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 위원장은 잔여 임기를 마치고 오는 12월1일 2년간의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민주노총 금속연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오 위원장은 현대중공업에서 해직됐다 2003년 복직,2007년에 17대 노조위원장이 됐다.

오 위원장은 당선 확정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와 조합원들의 생존을 볼모로 한 강경 투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국내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미쳐 온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노사 상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식 노동운동은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회사 임금을 받지 않아야 자율성이 확보되는 만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복수노조 허용에 대해선 "부작용을 없애야 하는데 시행 전에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