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고객감동 방송광고] SK텔레콤‥소비자가 특별한 주인공…니즈ㆍ공감을 뛰어넘는 호소력

끼ㆍ재능ㆍ가능성 파는 가게…IT 아이디어의 오픈마켓
'앱스토어' 존재 가치 극대화

팔 수 없는 것이 있을까? 과거에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판다고 했고,최근 새로 문을 연 어떤 가게는 '지혜''인연''자신감''고향''설렘''사람의 숨은 재능'까지 판다고 한다. 물이야 무엇에든 담아 팔면 그만이지만,손에 쥘 수도 없는 것을 판다는 가게는 도대체 뭔가.

초자연적인 지배력이 있을 것만 같은 그 가게의 정체는 최첨단 IT 플랫폼 중 하나다. 이른바 IT 아이디어의 오픈마켓이라고도 불리는 SK텔레콤의 '앱스토어'다. SK텔레콤의 광고 '지혜를,인연을,숨은 재능을 파는 가게'편은 친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낯설다. 이번에도 역시 SK텔레콤만의 감성을 따뜻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녹여냈지만,한발 더 나아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가 다소 실험적이기 때문이다.

3차원 소비자를 공략하려면 광고도 3세대가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SK텔레콤의 광고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광고전략과 섬세한 크리에이티브로 소비자의 선호를 얻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3세대 브랜딩 광고.그 차이는 무엇일까.

기업의 입장에서 광고를 이야기할 때 '자본주의의 꽃'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렇다면 결국 소비자가 인식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꽃'은 무엇일까?한때는 '한 줄로 모든 것을 담아내는 절묘한 헤드라인 카피'와 '한 컷의 시각화된 이미지로 모든 내용을 임팩트 있게 각인시키는 키비주얼'이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꽃이었다. 기술은 늘 사람에게 지고 만다는 메시지로 우리의 가슴을 두드렸던 '사람을 향합니다' 라는 SK텔레콤의 슬로건 카피,세련된 디자인이나 화려한 색감 하나 없이 국내 1위 통신사 광고를 가득 칠해버린 '담백한 흑백사진'과 같은 SK텔레콤의 키비주얼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조금 달라졌다. 지혜롭고 특별한 3차원 소비자가 평가하는 그들만의 굿 크리에이티브의 기준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 기준이란 '소비자의 개성 있는 얼굴이,소비자의 진실된 가치가 TV 속에서 진정 주인공으로 보여지고 있는가'다.

첫째,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이야기하려면 충분히 소비자의 가치를 공감시켜라.둘째,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를 이야기하려면 주인공 자리는 소비자에게 양보하라.브랜드 대신 소비자를 이야기하는 광고가 있다. 그 광고가 말에서 끝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광고 속 진짜 주인공까지 특별한 브랜드 대신 '특별한 소비자'로 표현되고 있다면,광고를 지켜보는 소비자로서 그 브랜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 수많은 광고 중 소비자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제 1의 광고가 되려면 이번 SK텔레콤의 광고처럼 TV 속에 소비자의 가치를 더 직접적으로 녹여내야만 할 것이다. 알고 보면 마케팅적 혜안을 담고 있었던 어릴 적 재미난 동요 가사 한 줄이 생각난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지금까지 소비자를 주인공으로 한 광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광고 크리에이티브들은 다소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제품에 대한 니즈가 명확했던 1차원 소비자를 공략한 것은 초창기의 생필품 및 가전제품 광고들이었다. 1세대 광고란 제품의 특장점이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지으며 '소비자의 니즈'를 광고 속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광고라 할 수 있다. 반면에 2세대 광고들은 '브랜드가 얼마나 좋은지가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를 소비자와 함께 공감해내기 시작했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라는 카피로 철에서 비롯되는 차갑고 둔탁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따뜻하고 유연한 이미지로 바꿔낸 기업PR 광고도 그 예다.

하지만 또 한번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정체성과 취향은 복잡한 시대 변화에 비례해 분화돼왔다. 기업이 만든 하나의 브랜드가 제 1의 소비자 브랜드로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이야기를 광고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감히 소비자를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알리는 제 1의 주인공으로 등극시켜야 한다.

'앱스토어'란 이른바 'IT 아이디어의 오픈마켓'이라 불린다. 누구나 개발자가 되어 직접 제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온라인 공간에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 실적에 따라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앱스토어를 소비자의 숨은 끼와 재능,아이디어를 팔 수 있는 가게,즉 '사람의 가능성이 더 큰 세상과 만나는 곳'이라 말한다. SK텔레콤의 앱스토를 존재하게 하는 힘이 바로 '소비자의 재능과 아이디어,소비자의 가치'라고 정중히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보다 앞서 소비자의 가치와 본모습을 이해하고 소비자를 브랜드 상위의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광고.이 것이 바로 이번 SK텔레콤의 3세대 소비자 광고의 위대한 힘이다.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광고는 늘 변화한다. 브랜드와 제품은 변하지만,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바로 '소비자,사람의 가치'가 아닐까.

유장선 (엠포스 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