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건 1심 선고] 황박사 요즘도 국내외 오가며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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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연구소서 동물복제 직접 시술'황우석 사건' 재판 선고 이틀 전이었던 지난 24일.황 박사가 복제동물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서 그를 만나봤다. 연구원은 처인구 중심지에서 차량으로 20분 이상 달려야 다다를 수 있는 산중턱 도로변 외진 곳에 있었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외부교수단장을 맡고 있는 현상환 충북대 수의대 조교수가 기자를 안내하며 황 박사의 근황을 알려줬다. 현 교수는 "황 박사가 '지금은 언론의 직접 인터뷰가 곤란하니 대신 자세히 설명해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 교수는 "황 박사는 여의도 자택에 거주하며 한 달 가운데 20일은 해외에서,10일은 국내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하루에 평균 3건 정도 직접 동물복제 관련 시술을 한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오늘도 황 박사의 시술이 예정돼 있다"며 황 박사가 있는 연구실로 안내했다. 황 박사는 수술대에 암캐 한 마리를 올려놓고 4~5명의 젊은 연구원들과 함께 시술 중이었다. 현 교수는 "개의 자궁에서 (복제에 쓰일) 난자를 얻어내는 시술"이라며 "다른 연구팀은 2시간가량 걸리지만 황 박사팀은 7분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 황 박사는 자궁 노출에서부터 절개한 개의 배를 다시 꿰매는 전 과정을 직접 시술했다.
현 교수는 연구실을 나오면서 "황 박사와 함께 일했던 서울대 수의대 연구원 25명이 함께 연구하고 있고,총 연구원은 42명"이라며 "연구팀이 현재까지 개만 143마리를 복제했고,국제 학술지에 1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 허가가 나지 않아 연구원 6명과 함께 황 박사가 해외에서 연구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황우석 사단' 가운데 현재 황 박사외에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사람은 없다.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함께 결의했던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는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를 연구 중이며,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원장은 불임치료 연구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의학을 자문했던 같은 대학 안규리 교수는 이병천 수의대 교수와 복제돼지를 이용한 바이오장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줄기세포 확립을 맡았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강성근 전 수의대 교수는 바이오 업체에서 지방줄기세포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를 나오는 길에 연구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황 박사와 마주쳤다. 연구원들은 100m가량 아래에 있는 전원주택 단지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건강은 어떠시냐"며 악수를 청하자 황 박사는 손을 잡고 말없이 웃어보인 후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용인=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