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貨 너마저"…亞 수출국 초비상

中, 수출 위해 弱위안 정책 고수
한국·印尼 등 통화가치 급상승
美 "내수 늘려라" 압박 이중苦
미국 달러화 약세와 맞물려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아시아 수출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되자 비상이 걸린 아시아 국가들이 달러화를 대거 사들이며 자국 통화가치 상승 억제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안화 가치는 중국이 2005년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채택한 이후 지난해 7월까지 3년간 약 16%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후엔 달러당 6.82위안에 사실상 고정시켜왔다.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수요가 급감하자 위안화 절상을 억제해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 게다가 올 들어선 달러화가 아시아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가치도 올초 대비 0.08% 떨어졌다. 반면 한국의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6.13% 상승했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15.18%,태국 바트화는 3.79% 뛰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수출 가격이 중국 제품에 해 비싸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는 중국 정부의 외환정책이 당분간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정이란 국내 문제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벤 심펜도르퍼 홍콩소재 RBS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도 위안화 약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다수의 저소득층 국민들에게 더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킹 왕 모건스탠리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상이 걸린 아시아 국가들은 달러 및 위안화 대비 자국통화 가치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엄청난 물량의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9월에만 88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추가했으며,10~11월엔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국도 9월에 53억달러,대만은 68억달러를 추가하며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동시에 미국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통화가치를 절상,성장에서 수출 비중을 줄이고 내수를 늘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이날 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교역에 위협을 주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환율 문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