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다시 '기업가정신'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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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 중앙대 교수·경영학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각종 창업지원정책에 힘입어 창업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제조업 신설법인 수는 6500여 개로 2003년 이후 최대였고,대표적 기술창업인 교수 · 연구원 창업도 예년의 연평균 100명 안팎에서 올해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정부의 잇따른 기업규제 완화조치와 더불어 '실험실 창업 지원사업''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 등 다양한 창업지원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아직은 창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선진국 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활기찬 시장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정부,개인 등 모든 경제주체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 그것이다. 기업가정신이란 불확실성에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정신 혹은 태도를 말한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자원의 제약과 위험을 극복해 변화를 기회로 포착하고,혁신을 유도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함으로써,기업의 성공을 이끌고 사회에 기여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는 창업기업뿐 아니라 기존의 기업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더군다나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적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가정신 함양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가정신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기업가정신 관련 세계적인 기관인 'GEM'(General Entrepreneurship Monitor)의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약 2만5000달러까지는 1인당 GDP가 증가할수록 국가 내의 창업활동이 감소하지만,이를 넘어서면 1인당 GDP가 증가할수록 창업활동도 다시 활발해진다. 이는 1인당 GDP 2만5000달러까지는 대기업의 고용창출효과가 커 상대적으로 창업활동이 저조해지지만,경제가 고도화될수록 자동화,아웃소싱 등으로 인해 대기업의 고용창출효과가 감소함에 따라,창업을 통한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2007년 구매력평가 기준 1인당 GDP가 2만4600달러였던 우리나라가 3만달러 이상의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창업을 활성화해야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각종 창업정책들이 점차 실효를 거두고 있지만,선진국 수준으로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러한 정책과 함께 기업가정신 함양이 수반돼야 한다. 또한 기업가정신은 최근 주목받는 '사회적 기업'의 육성에도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사회적 기업이란 공익추구를 목적으로,수익창출을 수단으로 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수익창출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이 인구고령화,실업난,양극화 등 많은 사회문제를 완화할 수 있음을 인식,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기업가정신의 함양이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미 전국 권역별 5개 국책 창업대학원이 기업가정신 이론연구와 실무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질과 양에서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밖에 초 · 중 · 고교 때부터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는 제도를 마련하고,기업 언론 정부가 공조해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가정신의 함양을 통해 지금의 경제 회복과 창업 활성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