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도대체 뭘까…줄잇는 산사의 法席

백양사는 내달 21~25일 야단법석
송광사 내달 4일부터 금강경 법회
깊어가는 가을, 산사에서 깨달음을 논하고 법을 전하는 대규모 법석(法席)이 잇달아 펼쳐진다. 대구 법왕사,천안 보명사에선 각각 100명과 53명의 고승을 초청해 법문을 듣는 백고좌법회와 53선지식 초청대법회가 열리고 있다. 또 고불총림 백양사, 조계총림 송광사에서는 다음 달 초부터 깨달음의 길을 찾는 야단법석과 금강경의 지혜를 배우는 법석이 각각 마련된다. 총림 방장과 조실, 원로, 선원장 등이 대거 법사로 나서 깨달음에 대한 안목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총림 송광사는 다음 달 4일부터 12월23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선지식'을 초청해 '금강경'의 지혜를 배우는 '금강산림대법회'를 연다. 올해로 5회째인 이 법회에는 수행,포교 등에 앞장서온 8명의 고승들이 법문을 들려준다. 다음 달 4일 조계총림 방장 보성 스님의 입재(시작) 법문을 필두로 해인사 율주 종진,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서울 금강선원장 혜거,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송광사 유나 현묵,조계종 원로의원 법흥,전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이 차례로 법을 편다.

고불총림 백양사는 다음 달 21~25일 '깨달음의 길을 찾는다'를 주제로 야단법석을 연다. 4박5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법석은 지난 8월 한국 불교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신랄하게 제기했던 지리산 실상사 야단법석에 이은 두 번째 자리다. 선불교의 최대 목표가 깨달음이지만 정작 불교계에서 깨달음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깔고 있어 깨달음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실천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길'을 주제로 발표하는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 스님을 비롯해 백양사 주지 시몽,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동사섭 이사장 용타, 익산 사자암 주지 향봉, 함양 벽송사 선원장 월암, 실상사 화엄학림 강사 각묵 스님 등이 대승경전, 생명평화운동, 동사섭, 간화선 수행, 초기경전, 조사어록을 통한 깨달음의 길을 모색한다. 21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입재식에서는 고불총림 방장 수산 스님이 법문한다. 또 오는 31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신라 진평왕 때 경주 황룡사에서 100명의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운융창을 기원했다는 백고좌(百高坐) 법회를 성재문화원(원장 이강원)이 재현한다. 1만5000여명의 스님과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이 법어를 발표하고 국민화합과 국운융창을 기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대구 법왕사는 지난 7월 조계종 원로의원 정무 스님의 법문을 시작으로 100일간 고승 100명을 초청해 법문을 듣는 제20회 백고좌법회를 열고 있다.

또 천안 보명사는 지난달 초부터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53선지식 초청 대법회'를 열고 있다. 이 법회에는 스님뿐만 아니라 군종감, 탤런트, 소설가, 학자, 방송인, 투자상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지식으로 초청돼 삶의 지혜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