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함께하는 1기업1나눔] (7) 신세계 '희망장난감 도서관'‥대여료는 꿈나무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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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젠 장난감 안사줘도 돼요"
지난 23일 오전 9시 경기 광명시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별관 3층의 '신세계 희망장난감 도서관'.임재훈 신세계 이마트 본사 기획윤리추진팀 주임 등 직원 7명의 손길이 분주했다. 실내 놀이터와 장난감 보관함 등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장난감도 종류별로 다시 정리했다. 이들은 매달 첫째,셋째주 금요일 이곳을 찾는다. 직원들이 모은 돈으로 지은 희망장난감 도서관을 청소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다.
신세계가 희망장난감 도서관을 짓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지역사회의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장난감 대여를 비롯해 각종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도서관 건립 비용 및 운영 비용은 모두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았다. 전 사원이 참여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인 셈이다. ◆희망을 빌려드립니다
청소와 정리정돈을 막 마친 오전 10시.장난감을 빌려 가려는 꼬마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올해 다섯살 난 영훈이는 들어오자마자 레고가 쌓인 곳으로 달려간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여섯살배기 윤형이는 장난감 자동차에 냉큼 올라탄다. 영훈이 엄마인 이경숙씨(38)는 "다양한 장난감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없고 아이도 아주 좋아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방문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희망장난감 도서관 광명관이 문을 연 것은 지난 4월.갈수록 인기가 높아 월평균 이용 건수가 2000건을 넘어섰다. 다른 희망장난감 도서관 월평균 이용 건수(500건)보다 4배가량 많다. 도서관이 보유한 700여개의 장난감 중 60~70%는 항상 대여 중이다. 레고,꼬마 자동차,장난감 컴퓨터 등 인기 제품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할 정도다. 아이들 엄마에게도 인기가 좋다. 복지도우미들이 육아지식을 알려주거나 엄마들이 잠시 쉴 수 있도록 아이들을 대신 돌봐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상미 사회복지사는 "임대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있는 광명점은 쌍둥이나 다자녀를 둔 가정이 자주 이용한다"며 "다른 3명의 복지도우미도 모두 육아 경험이 있는 주부들이어서 아이들과 쉽게 친해지고 함께 잘 놀아줘 엄마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장난감 대여뿐만 아니라 육아에도 많은 도움을 받아 도서관을 찾는 부모들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 2만원이면 언제든지 이용 가능
8살,5살,1살 세 자녀를 둔 김연지씨(40)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육아의 어려움으로 심신이 많이 지쳐 우울증에 걸려 있었다. 행여나 싶어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하게 됐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돌봐줬다. 육아의 어려움에 대한 고민도 들어줬다. 덕분에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희망장난감 도서관은 연회비 2만원만 내면 1년 동안 무료로 장난감을 빌릴 수 있다. 한번 빌리면 14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1인당 한 달에 최대 9점씩 빌릴 수 있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가정의 아이들은 무료다. 주부 박경인씨(37)는 "장난감을 직접 사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장난감 도서관 덕분에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어 정말로 희망을 빌려주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6개까지 늘린다
희망장난감 도서관은 신세계가 2007년 3월 어린이재단과 함께 지역사회의 저소득층 아동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 도서관은 빈곤 가정 아동은 물론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장난감 대여를 비롯해 각종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을 연 뒤에도 신세계 직원들은 도서관과 함께한다. 거점 도시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직원들이 지속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도서관을 관리하고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 만큼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세척 소독 정리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벌인다.
희망장난감 도서관에는 레고와 같은 블록 완구와 자동차 등 7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장난감 700~1000여점이 갖춰져 있다. 별도의 놀이공간도 있다. 각종 프로그램실이 있어 다양한 학습체험도 가능하다. 감각 통합 치료,부모교육과 같은 교육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윤명규 신세계 기업윤리실천사무국장은 "총 7개 도서관에서 월평균 5000여명의 이용 고객이 5만여개의 다양한 장난감을 빌려가고 있다"며 "앞으로 연간 2곳씩 전국 16개 시도로 지원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