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프의 열정적인 삶 온몸 던져보여줄게요"

연극 '피아프' 주연 맡은 최정원
"에디트 피아프가 제 공연을 보고 '내 마음이 바로 그거였어'라고 칭찬할 수 있도록 온 몸을 던지며 준비하고 있어요. "

뮤지컬 스타 최정원(40)이 이번에는 프랑스의 국민가수였던 고(故) 에디트 피아프의 파란만장한 삶을 열연한다. 다음 달 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오르는 연극 '피아프'에서다. 그는 "국내 초연이기 때문에 마치 '자연분만'하는 것처럼 치열하게 창작의 고통을 느끼면서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여년 동안 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온 최정원의 이번 무대는 프랑스 최고의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그린다. '장밋빛 인생''사랑의 찬가''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등 주옥같은 샹송을 남긴 피아프는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가졌지만 프랑스 샹송 가수이자 배우 이브 몽탕,세계권투 미들급 챔피언 막셀 세르당 등과 세기의 사랑과 이별을 겪었고 잦은 자살 시도와 약물 중독으로 굴곡의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연극 '피아프'는 영국의 극작가 팜 젬스가 1978년 발표해 1979년에 영국에서 첫 공연을 가진 작품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연출가 심재찬이 최정원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다. 최정원은 "지금까지 다양한 역을 해봤지만 피아프의 헌신적인 사랑,술,마약에 찌든 삶은 바로 이해되지 않아 표현하기 힘들었다"며 "요즘에는 새벽에 깨서 연극의 장면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피아프의 삶에 다가갔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도 목소리의 발성이었다. 마이크를 달지 않고 공연하기 때문에 본래 목소리로만 10m가 넘는 객석 끝까지 대사를 전달해야 한다. 그는 "처음에는 온 몸으로 목소리를 만들어 힘에 겨웠지만 지금은 평소보다 밥도 더 많이 먹으면서 복식으로도 소리를 충분히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연극이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2시간여 동안 무대에 서야 하는 것도 곤욕이다. 극중에서 물 먹는 장면이 많고 17곡이나 부르면서 물로 목을 축여야 하지만 화장실에서 용무를 볼 수 없다. 그는 "무대에서 화장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연습 때부터 조절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공연 첫날 이 문제가 터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웃었다.

글=김주완/사진=강은구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