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다이몬드 닥스 부회장 "옷에 스토리 입힌게 115년 장수비결"

"까다로운 한국소비자 덕 봐"

"전통적인 이미지를 살려가면서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현대적 분위기의 닥스를 보게 될 것입니다. "

'하우스 체크'가 상징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 '닥스'의 폴 다이몬드 닥스심슨그룹 부회장(64 · 사진)은 28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닥스'의 비전을 이같이 설명했다. '닥스'는 1983년 LG패션(당시 반도패션)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 들여온 세계적인 브랜드다. 다이몬드 부회장은 닥스 탄생 115주년을 기념하는 서울전시회 참석차 내한했다.

다이몬드 부회장은 "2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보니 경제가 급성장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일본 주재 부영사,네덜란드 부대사,미국 LA영사 등을 역임한 대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답게 한국 경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했다. 그는 '한국의 경기 회복'을 다룬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 스크랩을 내놓으면서 "한국은 닥스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제성장 추세를 봤을 때 닥스 성장의 원동력은 몇몇 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아시아에 있다"며 "특히 한국 시장은 지난 수년간 경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이 '닥스'를 더욱 발전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경쟁하면서 우수한 품질을 갖춘 브랜드들이 늘어나 이제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내면에 가미한 스토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며 닥스의 브랜드 역사를 설명했다. 닥스는 1894년 영국 런던에서 시미언 심슨이 닥스 남성복점을 열면서 출발했다. 1930년대 런던 패션거리인 심슨 피카델리에 매장을 열고,1934년 기술적인 혁신이 돋보이는 인류 최초의 멜빵 없는 바지 '닥스 톱'을 내놔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연간 매출이 9억달러에 달하는 닥스는 영국 왕실에서 최고급 브랜드에만 주는 품질보증서인 '로열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 기업으로는 닥스를 포함 5개뿐이라고 한다.

다이몬드 부회장은 "요즘 전 세계 시장은 '드레스 다운 프라이데이(Dress Down Friday)'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캐주얼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닥스도 캐주얼 라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기대돼 지난 30년간 스포츠를 후원해온 닥스도 스포츠 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닥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대해 묻자 그는 "도대체 럭셔리(Luxury)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닥스는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제공하는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닥스는 '슈퍼 럭셔리'가 아닌 '매스티지 시장'을 지향한다는 얘기다. 그는 "내년 2월 런던 패션위크에 참가해 기존의 올드 이미지를 벗고 닥스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