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이청용, 2호골로 '사탕'을 깨부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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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축구클럽 별명'이청용이 사탕을 깨부쉈다. '지난 25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볼튼 원더러스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이 에버튼 FC를 상대로 시즌 2호골을 기록하자 현지 언론이 단 기사 제목이다.
에버튼의 별명은 영국의 유명 사탕 브랜드 이름을 따서 토피스(Toffees)다. 에버튼 훈련장 근처에 토피스의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프로축구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드 데블스(Red Devils)'처럼 단순히 유니폼 색깔에서 유래한 별명 외에도 특이한 애칭이 많다. 첼시는 '팬셔너즈(Pensioners)'라 불린다. 팬셔너즈는 연금수령자를 의미하는데 첼시 소재 육군병원에 근무했던 퇴역군인들이 첼시 경기에 제복을 입고 많이 찾아서 나온 별명이다. 이들은 모두 연금수급자다.
포츠머스 FC의 홈구장인 프라톤파크에서는 '폼페이(Pompey)! 폼페이!'를 귀 따갑게 들을 수 있다. 폼페이는 포츠머스의 별명으로 '르 폼페'라는 프랑스 전함에서 비롯됐다. 프랑스의 '르 폼페'전함이 영국 포츠머스를 시작으로 공격을 가했는데 당시 영국군이 이 전함을 침몰시킨 것을 기념해 폼페이라는 애칭이 생겼다.
웨스트 브롬위치 앨비온은 요즘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인 '배기즈(Baggies · 7부 바지)'라 불린다. 19세기 초반 팀 선수들이 세계 최초로 배기즈 스타일 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 것에서 유래했다. 찰튼 애슬레틱은 '아딕스(Addicks)'.'아딕스'는 대구의 속어로 구단 창단 초창기에 선수들이 생선을 즐겨 먹어서 이름을 얻었다. 영국 4부 리그에서 활동 중인 브래드포드 시티는 '밴텀(Bantam)'으로 불리는데 밴텀은 작은 닭을 의미한다. 브래드포드가 1922년 클럽 역사상 유일하게 FA컵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버스로 이동하던 중 밴텀이 구단 버스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브래드포드는 FA컵 정상에 올랐고 이를 행운으로 여긴 팀은 그때부터 애칭으로 밴텀을 이용했다. 던디 유나이티드는 아랍(Arabs)이라 불린다. 홈구장에 모래가 많아서 모래가 많은 아랍 지역을 떠올리며 생긴 별명이다.
아스널의 애칭은 거너스(Gunners)다. 아스널은 19세기 초 템스강 유역의 울위치라는 지역에서 창단했는데 이곳에 영국 해군의 무기고가 있었다. 그래서 '포수'를 의미하는 '거너스'가 별명이 됐다. 구단 위치에 따른 별명으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해머(Hammers)'도 있다. 구단 인근에 철강 공장이 있어서 '망치'라는 애칭이 생긴 것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