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한데…'혼합형 펀드'에 묻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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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가 본격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경기가 회복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지만,이런 추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 증시는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로 10,000선을 넘은 후 더 상승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돈을 풀어 글로벌 경제위기의 수렁에서는 빠져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실업률 부동산가격 등 매달 나오는 지표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다시 더블 딥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채권과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고,경기 회복에 무게를 두면서 반대의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혼합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안정성 수익성 동시에 갖춘 혼합형 펀드
보통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 주가와 채권가격 둘 다 오른다. 주가는 경기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기가 향후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면 기대감으로 미리 상승한다. 정부나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 찍어내는 채권가격도 마찬가지다. 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내면 공급이 늘어나 채권값이 떨어진다. 하지만 경기가 살아나면 시중에 풀린 자금이 국채시장으로 흘러오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정부가 아닌 회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다만 채권가격은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낮출 경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낮췄다가 지금처럼 글로벌 출구 전략이 논의되는 시점에서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다.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면 채권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반대로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 채권가격은 오르게 된다.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면서 투자 비중을 비슷하게 가져가는 펀드를 말한다. 주식형 펀드는 순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설계됐지만 사실상 전체 자산의 대부분(9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수익률 성과의 척도가 되는 벤치마크로 코스피지수나 유가증권시장의 우량 종목을 모아 놓은 코스피200지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식 비중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혼합형 펀드는 전체 자산의 50%를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주식에 중점을 두는 주식 혼합형 펀드는 주식 비중이 순자산의 50%(금융투자협회 기준)를 넘기면 된다. 채권 혼합형 펀드는 주식 비중이 50% 미만이며 나머지는 채권과 현금에 넣어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시장 대응이 용이하다는 얘기다. ◆해외 혼합형 펀드 눈여겨 볼 만
혼합형 펀드 중에서도 최근에는 해외 혼합형 펀드들이 고수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국가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하고 국내외 채권가격도 동시에 뛴 덕분이다.
펀드평가 업계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12개 해외 혼합형 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은 50.98%(10월30일 기준)다. 올초 1000만원을 넣은 투자자는 보수를 내고도 500만원가량 벌었다는 얘기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52.79%)과도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보통 상승장에서는 채권투자와 주식투자 수익률이 크게 차이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국내 혼합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6.01%로 국내 주식형 펀드 45.57%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외 혼합형 펀드의 선전 배경으로 올 들어 투자 대상 국가의 증시는 물론 채권가격도 동반 상승한 점을 꼽고 있다. 수익률이 우수한 해외 혼합형 펀드들은 대부분 주식의 경우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해 이들 지역 증시가 올 들어 급등한 덕을 많이 봤다. 실제 혼합형 펀드로 분류돼 있지만 주식 비중이 93%를 넘는 '미래에셋인사이트' 펀드를 제외하면 올 들어 고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들은 슈로더이머징위너스밸런스드펀드(56%)를 비롯해 KB베트남포커스펀드(56%)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펀드(54%) 등 신흥시장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해외 혼합형 펀드라도 채권투자는 국내물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갖춘 펀드가 많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면 유망국 증시에 투자하는 동시에 채권 비중도 높은 혼합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실제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 증시는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로 10,000선을 넘은 후 더 상승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돈을 풀어 글로벌 경제위기의 수렁에서는 빠져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실업률 부동산가격 등 매달 나오는 지표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다시 더블 딥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채권과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고,경기 회복에 무게를 두면서 반대의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혼합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안정성 수익성 동시에 갖춘 혼합형 펀드
보통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 주가와 채권가격 둘 다 오른다. 주가는 경기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기가 향후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면 기대감으로 미리 상승한다. 정부나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 찍어내는 채권가격도 마찬가지다. 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내면 공급이 늘어나 채권값이 떨어진다. 하지만 경기가 살아나면 시중에 풀린 자금이 국채시장으로 흘러오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정부가 아닌 회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다만 채권가격은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낮출 경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낮췄다가 지금처럼 글로벌 출구 전략이 논의되는 시점에서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다.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면 채권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반대로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면 채권가격은 오르게 된다.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면서 투자 비중을 비슷하게 가져가는 펀드를 말한다. 주식형 펀드는 순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설계됐지만 사실상 전체 자산의 대부분(9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수익률 성과의 척도가 되는 벤치마크로 코스피지수나 유가증권시장의 우량 종목을 모아 놓은 코스피200지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식 비중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혼합형 펀드는 전체 자산의 50%를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주식에 중점을 두는 주식 혼합형 펀드는 주식 비중이 순자산의 50%(금융투자협회 기준)를 넘기면 된다. 채권 혼합형 펀드는 주식 비중이 50% 미만이며 나머지는 채권과 현금에 넣어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시장 대응이 용이하다는 얘기다. ◆해외 혼합형 펀드 눈여겨 볼 만
혼합형 펀드 중에서도 최근에는 해외 혼합형 펀드들이 고수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국가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하고 국내외 채권가격도 동시에 뛴 덕분이다.
펀드평가 업계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12개 해외 혼합형 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은 50.98%(10월30일 기준)다. 올초 1000만원을 넣은 투자자는 보수를 내고도 500만원가량 벌었다는 얘기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52.79%)과도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보통 상승장에서는 채권투자와 주식투자 수익률이 크게 차이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국내 혼합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6.01%로 국내 주식형 펀드 45.57%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외 혼합형 펀드의 선전 배경으로 올 들어 투자 대상 국가의 증시는 물론 채권가격도 동반 상승한 점을 꼽고 있다. 수익률이 우수한 해외 혼합형 펀드들은 대부분 주식의 경우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해 이들 지역 증시가 올 들어 급등한 덕을 많이 봤다. 실제 혼합형 펀드로 분류돼 있지만 주식 비중이 93%를 넘는 '미래에셋인사이트' 펀드를 제외하면 올 들어 고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들은 슈로더이머징위너스밸런스드펀드(56%)를 비롯해 KB베트남포커스펀드(56%)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펀드(54%) 등 신흥시장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해외 혼합형 펀드라도 채권투자는 국내물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갖춘 펀드가 많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면 유망국 증시에 투자하는 동시에 채권 비중도 높은 혼합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