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레이형' 인재가 미래 금융시장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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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금융투자協 CEO 릴레이 특강"국제금융의 중심이 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IB(투자은행)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글로벌 금융전문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무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 성대 강연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30일 금융투자협회·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금융투자회사 CEO 대학가 릴레이 특강’의 두번째 강사로 성균관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재편과 증권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박 사장은 아시아가 글로벌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오는 2020년까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6.2%로 미국의 3배,유럽연합(EU)의 4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부유층(HNW)의 금융자산이 급속하게 불어나 2013년엔 13조5000억달러를 기록,미국(12조7000억달러)과 EU(11조4000억달러)를 앞지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이런 아시아의 성장세에 고무된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아시아로 가자(Go Asia)'를 외치며 앞다퉈 아시아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금융시장에서 ‘아시아 톱=글로벌 톱’이란 등식이 성립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아시아 시장 선점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박 사장은 특히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회사채발행 기업인수·합병(M&A) 등을 주관하는 IB부문은 아시아의 성장률이 미국과 EU의 3배에 달해 2020년엔 선진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삼성증권을 비롯한 국내 증권사들이 아시아 IB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글로벌 금융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했다.이를 위해선 미래 증권업의 주인공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형 인재'와 '창의적 인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금융시장의 다양한 영역이 급속하게 통합되고 있는 만큼 여러 분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요구된다"며 "애널리스트의 리서치 업무에 능통한 법인영업담당자,영업능력을 갖춘 애널리스트 등이 자본시장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산시스템 개발자는 IT(정보기술) 관련 지식뿐 아니라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해야 최선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고,투자 위험 관리자는 IB와 PI(자기자본투자) 등의 실무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과도한 위험회피로 투자기회를 놓치는 잘못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한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고 넓은 시각에서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는 인재가 되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이던 주식투자를 대중화시킨 메릴린치의 창업자 찰스 메릴 △1970년대 후반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개발해 증권사들이 은행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게 한 토마스 크리스티 △1976년 인덱스펀드를 최초로 만들어 '블루오션'을 창출한 세계적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창업자 존 보글 등을 대학생들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창의적 인재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