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동건 '글로벌 미디어기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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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9일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권한쟁의 심판 사건과 관련해 유효결정을 내린 이후 정국은 다시 여야간 첨예한 대립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미디어법 폐지를 위한 개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디어 정책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최시중 위원장은 헌재의 결정이 나온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선정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22일 여야간의 극심한 충돌 속에 통과된 미디어법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첫발을 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종편채널 선정 작업뿐만 아니라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나 미디어렙 관련 법안 정비 등 향후 미디어산업을 재편할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투명한 일정과 방안이 만들어져야 국민들도 헌재의 결정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차적인 관심은 종편채널 선정 문제이다. 주요 중앙 신문사들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까지 나가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등 종편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채널 사업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3000억원 이상의 초기 사업자본뿐만 아니라 향후 안정적 수익을 내기까지 4~5년 동안 막대한 돈이 들 텐데 정작 국내 대기업들은 종편채널 사업에 여전히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는 최 위원장이 종편채널 선정의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밝힌 글로벌미디어그룹의 탄생 기반 마련은 공허한 얘기로 끝날 수 있다.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자본력이 기본인데 대기업의 참여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동인(動因)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지금까지 선언적으로만 말해왔던 산업으로서의 방송 파이를 키우려는 의지가 시행령에 담겨 있어야 한다. 개정된 방송법에 막연히 언급돼 있는 방송사 참여의 구체적인 조건이나 새로이 허용되는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의 범위 및 내용 등을 정치(精緻)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사업 진입에 따른 보완책으로 규정된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통해 방송의 공익성과 균형성 유지를 위한 방향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방송산업 구조가 빨리 정착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상적 시장질서에 의한 광고시장의 활성화도 시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8년간 지속돼온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끼워팔기식 광고영업이 내년부터 도입되는 민영 미디어렙으로 인해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선진국에서는 방송의 주수입원이었던 광고수입이 인터넷 등으로 빠져나가 점차 줄어들어 감에 따라 유료방송 확대와 VOD(주문형비디오) 시장 등을 통해 대안을 찾아 가고 있는데,우리는 이제서야 광고주에게 방송채널 선택권을 돌려 주려고 제도를 바꾸었으니 방송산업의 경쟁력이 타 산업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였다. 다행히 드라마 등 국내 콘텐츠산업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미디어 렙을 통해 광고시장을 활성화하면 다매체 다플랫폼 시대에 걸맞은 미디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이제 미디어법은 지난 20여년간 정체돼온 구태의연한 짐을 털고 방송통신융합 시대에 걸맞은 제도로 옷을 갈아 입은 만큼 반드시 현재 추진 중인 제도들이 연착륙돼야 한다. 투명한 원칙과 공정한 사업자 선정 등을 통해 방송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청자의 선택을 넓혀 주는 미디어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
성동규 < 중앙대 교수·신문방송학 >
최시중 위원장은 헌재의 결정이 나온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 선정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22일 여야간의 극심한 충돌 속에 통과된 미디어법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첫발을 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종편채널 선정 작업뿐만 아니라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나 미디어렙 관련 법안 정비 등 향후 미디어산업을 재편할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투명한 일정과 방안이 만들어져야 국민들도 헌재의 결정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차적인 관심은 종편채널 선정 문제이다. 주요 중앙 신문사들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까지 나가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등 종편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채널 사업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3000억원 이상의 초기 사업자본뿐만 아니라 향후 안정적 수익을 내기까지 4~5년 동안 막대한 돈이 들 텐데 정작 국내 대기업들은 종편채널 사업에 여전히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는 최 위원장이 종편채널 선정의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밝힌 글로벌미디어그룹의 탄생 기반 마련은 공허한 얘기로 끝날 수 있다.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자본력이 기본인데 대기업의 참여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동인(動因)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지금까지 선언적으로만 말해왔던 산업으로서의 방송 파이를 키우려는 의지가 시행령에 담겨 있어야 한다. 개정된 방송법에 막연히 언급돼 있는 방송사 참여의 구체적인 조건이나 새로이 허용되는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의 범위 및 내용 등을 정치(精緻)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사업 진입에 따른 보완책으로 규정된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통해 방송의 공익성과 균형성 유지를 위한 방향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방송산업 구조가 빨리 정착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상적 시장질서에 의한 광고시장의 활성화도 시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8년간 지속돼온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끼워팔기식 광고영업이 내년부터 도입되는 민영 미디어렙으로 인해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선진국에서는 방송의 주수입원이었던 광고수입이 인터넷 등으로 빠져나가 점차 줄어들어 감에 따라 유료방송 확대와 VOD(주문형비디오) 시장 등을 통해 대안을 찾아 가고 있는데,우리는 이제서야 광고주에게 방송채널 선택권을 돌려 주려고 제도를 바꾸었으니 방송산업의 경쟁력이 타 산업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였다. 다행히 드라마 등 국내 콘텐츠산업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미디어 렙을 통해 광고시장을 활성화하면 다매체 다플랫폼 시대에 걸맞은 미디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이제 미디어법은 지난 20여년간 정체돼온 구태의연한 짐을 털고 방송통신융합 시대에 걸맞은 제도로 옷을 갈아 입은 만큼 반드시 현재 추진 중인 제도들이 연착륙돼야 한다. 투명한 원칙과 공정한 사업자 선정 등을 통해 방송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청자의 선택을 넓혀 주는 미디어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
성동규 < 중앙대 교수·신문방송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