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거래소 업종 분류…지수 왜곡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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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유통업ㆍ선박투자회사도 서비스업 '아리송'한국거래소의 상장사 업종 분류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아 투자가이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종 분류가 너무 모호한 데다 업종과 종목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 업종지수가 왜곡된다는 주장이다.
2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38.65% 오르는 동안 의료정밀 업종지수는 189.46%나 급등했다. 하지만 이는 의료정밀 업종에 삼성테크윈과 삼성이미징이 포함된 탓에 발생한 '착시현상'이다. 의료정밀 업종에 해당된 6개사 가운데 압도적인 시가총액 비중을 가진 두 회사의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삼성테크윈은 반도체 및 엔진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의료정밀 사업과 거의 관련이 없지만 거래소는 통계청의 한국표준산업 분류상 광학기기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는 의료정밀 업종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건설부문의 매출이 수년째 상사 부문을 능가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건설업종이 아닌 유통업종으로 분류돼 있으며,플랜트 제조업체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서비스업종에 속해 있다. 은행업종에는 KB나 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이 빠져있다.
거래소는 수십년 전부터 상장사 업종 분류를 한국표준산업 분류에 따르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이 분류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으로 운수장비 업종은 올해 주가 방향성이 정반대를 보인 자동차주와 조선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고,종합금융 업종에는 해당 종목이 한 곳도 없다. 또 서비스 업종은 지주회사 선박투자회사 인터넷 게임 여행 등을 망라하고 있어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외국계가 분류한 GICS를 사용하고 있어 결국 일반투자자들만 왜곡된 시장 정보에 노출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