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의 힘] LG그룹‥될성부른 인재, 해외 MBA스쿨 파견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기존 인력을 내보내서는 안 된다. "(2008년 11월 컨센서스 미팅) "LG의 내일을 이끌어 갈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일에 경영진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09년 1월 신년사)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였다. 경영진은 이 점을 유념해 유능한 인력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2009년 3월 임원세미나) "당장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와 인재 육성에는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2009년 7월 임원세미나)

◆구본무 회장의 인재 사랑구본무 LG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발언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속적인 성장의 밑바탕에 인재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구 회장이 말하는 인재는 상사의 말을 잘 듣고 열심히 일하는 '모범생 직원'이 아니다. 오히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튀는 직원들을 더 높이 친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선진 기업을 쫓아가는 '민첩한 추격자'의 위치에서는 근면하고 성실한 인재만으로 조직을 꾸려갈 수 있지만 '가치 창조자' 단계는 '새로운 것을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맨파워'가 꼭 필요하다"며 "'창의'와 '자율'을 인재육성 키워드로 정한 것도 이 같은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인재,해외 대학에서 육성LG는 시야가 넓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캐나다,인도,일본,프랑스 등 세계 주요 국가 경영대학들과 연계해 운영하는 IMPM(International Masters Program in Practicing Management)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경영자를 꿈꾸는 간부급 직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일본 마쓰시타,영국 BT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인재들과 교류하며 세계적인 석학으로부터 최신 경영 트렌드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18개월 동안 3개월에 한 번씩 경영전략,마케팅 등 개인별로 정한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과정 수료 후 논문을 제출,경영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계열사 핵심인재들을 선발,해외 MBA 스쿨에 파견하는 프로그램도 2006년부터 운영 중이다. 처음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을 때는 미국 워싱턴대와 보스턴대로 지원 가능한 비즈니스 스쿨이 제한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미국 하버드대,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프랑스 인시아드 등 30개 대학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대리에서 차장급의 LG 직원 중 성장가능성,영어실력,인사고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파견자를 선정한다. 학비와 체재비,항공료 등 유학기간에 필요한 경비 일체를 지원한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재경부문 간부급 직원들을 15개월 동안 미국 보스턴대 경영대학원에 보내 교육시키고 있다. 해마다 5명 정도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LG-보스톤 CFO 양성과정'을 거친 임직원은 모두 39명이다. ◆미래 경영자 일찌감치 양성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재양성 프로그램들도 있다. LG전자에는 나라별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해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글로벌 컬처 프로그램'이 있다. 전 세계 임직원 8만명 중 60% 이상인 5만명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구상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교육 대상은 한국 본사를 찾은 해외 현지 채용 외국인 직원과 한국에서 근무하다 해외 법인으로 발령을 받은 임직원이다. 각 문화권별 조직문화의 특징,문화 차이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법 등을 가르친다.

LG화학은 해외마케팅 인력 육성을 위한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9개월에서 1년간 주요 전략지역에 나가 언어를 배우고 인맥을 확보하며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다. 주요 사업을 책임질 임원들을 미리 육성하는 '차세대 글로벌 리더' 프로그램도 임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업무 성과가 뛰어난 직원들을 추려 전략,재무 · 회계,영업 · 마케팅,인재개발 등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전문 교육을 시킨다.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임원 승진 평가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