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TV? 모니터?

20~17인치 TV겸용 대형모니터 인기
몇 년 전만 해도 모니터는 데스크톱 PC의 부속품이었다. PC는 사양을 꼼꼼히 따지지만 모니터는 대개 PC에 함께 묶여 있는 패키지 상품을 골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PC보다 모니터에 비중을 두고 PC 패키지를 장만하는 고객들이 더 늘어났다. 아예 모니터만 따로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모니터와 TV의 결합
최근 모니터 시장의 트렌드는 대형화다. TV인지 모니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큰 사이즈의 제품이 전자제품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실제 최근 나온 대형 모니터들은 대부분 고화질 방송 수신 기능을 갖추고 있다.

대형 모니터의 주 고객은 싱글족.좁은 집에 큰 TV를 들여놓기도 힘들고 TV의 비싼 가격도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TV 겸용 모니터를 많이 찾는다. 수험생들에게도 인기다. 장시간 인터넷 교육 콘텐츠를 보려면 화면이 커야 한다는 생각에서 화면이 큰 제품을 선택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거실에 대형 TV가 있는 가정에서 '세컨드 TV'의 용도로 대형 모니터를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형 모니터의 가격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30만원 안팎이면 20인치 이상의 제품을 살 수 있다. PC 등과 함께 구입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쏟아지는 신제품


삼성전자는 최근 TV 수신 기능을 강화한 27인치(69㎝) 초고화질(풀HD) TV 겸용 모니터(P2770HD)를 내놓았다. 지난 6월 선보인 23인치(58㎝) 제품의 자매품이다.

신제품 모니터의 디자인은 TV 못지않다. 테두리는 크리스털 느낌이 난다. 모니터와 받침대를 연결하는 목 부분은 투명한 소재로 처리했다. 전원 부분을 살짝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은은한 불빛이 들어온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모니터를 거실에 두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아 TV와 동일한 디자인을 모니터에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기능 면에서도 TV 못지않다. 비디오와 오디오 단자를 하나로 통합한 HDMI 단자를 통해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16 대 9의 화면 비율,5만 대 1의 명암비,2ms의 응답속도를 지원한다. 화면을 둘로 나눠 한쪽에는 TV 화면을,다른 한쪽은 인터넷창을 띄울 수 있게 했다. 소비전력도 67W까지 낮췄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40%이상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도 TV 기능을 더한 대형 모니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23인치(58㎝) 와이드 LCD 모니터(M2362D)가 가장 최근에 나온 제품이다. 제품 하단부를 붉은색이 감도는 투명한 소재로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더한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공부방이나 주방 벽에 모니터를 거는 것도 가능하다. 풀HD 영상을 지원하며 제품 테두리에 SRS(Sound Retrieval System) 스피커를 내장해 생생한 입체음향을 구현했다. HDMI 단자는 2개가 달려있다. 영상모드는 △선명한 화면 △편안한 화면 △영화 △스포츠 △게임 등으로 나뉜다.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버튼을 누르면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모니터의 진화는 어디까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16 대 9나 4 대 3의 비율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대형 모니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꺼번에 여러개의 창을 띄워놓고 작업을 해야 하거나 그래픽 관련 업무를 하는 전문가들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 트렌드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제품으로 일본 NEC가 모니터 마니아들을 겨냥해 만든 CRV43을 들 수 있다. 이 제품의 특징은 크기다. 대형 TV 수준인 43인치의 화면을 지원한다. 화면 비율은 32 대 10으로 가로가 훨씬 길다. 가로 길이는 1m,세로는 53㎝다. 가운데 부분이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오목 렌즈 모양을 하고 있다. 긴 화면에 떠 있는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모니터에 굴곡을 준 것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