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칼럼] 저신장증 치료는 기계 맹신보단 풍부한 임상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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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한의원 원장(서울 삼성동)박태환,김연아 선수와 같은 신세대 스포츠 스타들이 과거 수십 년간 본선 진출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던 종목들에서 잇달아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런 성과의 밑바탕에는 '다리와 팔이 길어진 한국인의 체형 변화'가 깔려있다.
한 공중파방송 프로그램에서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키에서 다리 길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남성이 52%,여성이 53%였다. 다른 조사결과를 보면 1997년을 기점으로 8년 만에 성인 남성의 키는 2.4㎝,다리 길이는 5.2㎝ 커졌다고 한다. 박태환 선수는 키가 181.5㎝로 1998년 이후 남자수영 국가대표 선수들 평균(178.29㎝)보다 3.21㎝ 크며 어깨 폭은 52.22㎝로 평균(46㎝)보다 6.22㎝나 넓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도 과거 한국여성의 일반적인 체형과 달리 긴 다리와 긴 팔이 몸 전체적인 선을 아름답게 만들어 우아한 연기를 해내고 있다.
며칠 전 필자를 찾아온 초등학교 5학년 축구선수인 김준호군은 아버지가 168㎝,어머니 148㎝로 키가 안 클까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현재 준호의 키는 137㎝이기 때문에 또래의 평균 키보다 11.4㎝ 정도 작았다. 몸싸움을 해야 하는 운동선수여서 작은 키가 더욱 문제가 됐다. 체격이 왜소해서 저돌적인 상대편을 방어할 때 밀리는 편인 데다 운동선수로 성공하려면 좀 더 키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부모와 함께 찾아왔다고 말했다.
키가 큰 선수가 절대 근력 면에서 우위를 보이기 때문에 운동에 소질이 있다고 해도 평균 키 이하의 학생이라면 미리 진로를 바꾸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운동을 계속하다가 성인이 된 뒤에도 최종 키가 170㎝가 되지 않아 결국 운동을 포기한다면 학생의 인생은 어떻게 되겠는가.
최종 키 예측에는 TW3라는 검사법이 가장 많이 쓰인다. 성장판 폐쇄 시기까지 가장 느리게 골화가 진행되는 손목 이하 손가락뼈 13개에 각각 점수를 매겨 키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검사는 유럽과 미국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우리 어린이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최대 10㎝까지 오차가 난다. 따라서 TW3라는 검사를 받되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의 심층 상담을 통해서 자녀의 뼈 나이와 최종 키를 진단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