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아침] GM, 적자 행진 속 공적자금 조기 상환 추진

제너럴모터스(GM)는 파산보호절차를 밟을 때 미 연방정부로부터 운전자금용으로 받은 67억 달러를 내년부터 2년 동안에 단계적으로 상환할 계획이었습니다.하지만 프리츠 헨더스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4분기 중 10억 달러 상환을 시작으로 내년 6월말까지 이를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영환경이 그만큼 개선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인데요.공적 자금을 서둘러 상환함으로써 GM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지도 깔려 있습니다.그는 또 주식 시장 여건이 허락하면 내년 하반기 중 미국 정부 및 캐나다 정부,노조 등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하지만 GM을 살리는 데 들어간 500억 달러 규모의 납세자 돈을 다 회수하게 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미 자동차 시장이 뚜렷하게 회복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GM은 파산보호에서 벗어난 이후 지난 3분기에 11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에서 6억5100만 달러,유럽시장에서 4억3700만 달러의 손실을 봤습니다.반면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는 4억2900만달러를 벌었습니다.‘뉴 GM’으로 출범하기 전인 2분기에 총 14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점에 비춰 경영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요.하지만 투입된 공적자금을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영업이 호전될 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손실을 봤지만 이 기간 중 현금 흐름은 33억 달러가 발생해 쓸 수 있는 현금 보유 규모가 426억 달러에 달한다고 GM측은 밝혔습니다.이 돈으로 미 정부와 캐나다 정부의 공적 자금을 갚아가겠다는 것인데요.납세자 돈을 언제 모두 회수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전적으로 시장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버냉키 발 유동성 장세 기대감 확산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상당히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신용위기가 해소됐지만 은행 대출이 위축되고 고용 시장이 계속 위축될 것이란 이유에서인데요.그는 일자리가 당분간 계속 줄어 가계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같은 조심스런 경제관은 오히려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는데요.미 통화당국이 저금리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저금리 정책의 배경으로 그는 수요 부진과 물가상승압력이 적다는 점을 들었는데요.미 통화당국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져 결국 자산 시장이 달아오를 수 있습니다.이날 주식과 채권 값이 동시에 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국제 상품 가격도 치솟게 됩니다.뉴욕 투자자들 사이에 단기적으로 유동성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이날 이례적으로 최근 달러화 약세와 관련해 의견을 피력했는데요.버냉키 의장은 “달러화의 최근 하락이 상품가격을 상승시킨 요인중 하나였다”며 “FRB는 달러화 가치의 변화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미 달러화 약세는 미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국제 유가 등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