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시기 국가별로 결정해야"… '한국의 G20 리더십' 컨퍼런스

"경기부양기조 당분간 유지해야"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의 정책 당국자들은 아직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쓸 단계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방법은 국가별로 달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출구전략은 재정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등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취했던 비상조치들을 원상으로 돌려놓는 정책을 뜻한다. 카를로 코타렐리 국제통화기금(IMF) 재정정책국장은 17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G20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출구전략 시행시기 및 방법과 관련,"국가별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순차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진국의 경우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다.

코타렐리 국장은 "모든 선진국이 재정을 긴축하면 글로벌 수요가 감소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선진국 간에도 재정 및 통화긴축의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데이브 램스덴 영국 재무부 경제보좌관도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하나의 해법은 없다"며 "출구전략의 시기는 국가별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 역시 "재정부문의 출구전략과 통화부문의 출구전략을 순차적으로 해야 하느냐,동시에 해야 하느냐의 문제는 개별국가의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경기회복세가 확인된 뒤에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는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의 필요성은 줄었으나 대규모 유휴 생산능력과 미미한 회복세를 감안했을 때 지금의 경기부양 기조가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민간 투자와 소비가 확실하게 회복되기 전에 출구전략을 실행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신중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