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샤프와 손잡고 LED TV 한국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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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백라이트 공유·차세대 제품 공동개발일본 소니가 샤프와 손잡고 삼성전자 등 한국 전자회사들이 주도해 온 LED(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지난 3분기 세계 TV시장에선 TCL을 비롯한 중국 전자업체들이 점유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자업체들이 일본의 역공과 중국의 추격에 쫓기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中 TV 점유율 첫 20%…TCL, 대규모 LCD 투자
◆소니-샤프 LED 공동 전선 구축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소니가 차세대 LCD(액정표시장치) TV의 핵심 부품인 LED 백라이트를 샤프로부터 공급받기로 하는 등 두 회사 간 TV 부품 제휴가 강화된다고 보도했다. 소니와 샤프는 세계 LCD TV 1위인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이미 10세대 LCD패널 공동 생산을 시작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샤프는 내달부터 LED 방식의 백라이트를 소니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소니는 이 LED 백라이트를 이용해 세계 각지의 조립공장에서 LED TV를 생산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차세대 LED 백라이트 공동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소니와 샤프는 지난달부터 가동한 오사카부 사카이시의 대규모 10세대 LCD패널 공장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는 LCD TV의 생산비중 20%를 차지하는 백라이트 표준을 통일하고 공동 개발해 만성 적자상태에 빠진 TV부문을 재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LCD TV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추월하겠다는 것이다.
LED TV는 작년 봄부터 삼성전자가 업계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LCD TV에 비해 소비 전력이 적고,더 얇기 때문에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ED TV 세계 시장은 지난해 230만대에서 2013년엔 8700만대로 LCD TV 수요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중국 TV업체, 한 · 일 경쟁사 맹추격
지난 3분기 세계 TV 시장에선 중국발(發) 지각변동이 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독주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이 일본 회사들을 제치고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놓은 세계 TV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수량 기준 지난 3분기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1.4%다. 전분기 16.9%와 비교하면 4.5%포인트나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 20%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특히 중국 최대 TV 회사인 TCL(6.6%)은 수량 기준으로 전체 TV 시장에서 소니(5.9% · 5위)를 제치고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LCD TV만 집계한 세계 순위에서도 TCL(5.4%)은 6위에 올랐다. 스카이워스(4.3%)도 10위를 기록했다.
중국 TCL은 8.5세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공장도 건설하기로 했다. TCL은 선전 시정부와 50 대 50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총 245억위안(약 36억달러)을 투자,선전에 8.5세대 LCD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총 투자금액 245억위안 중 15억위안을 신주발행을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 등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TCL은 내년 1월께 TFT-LCD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돌입해 2011년 3분기부터 패널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TCL의 초대형 투자방침은 한국의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잇달아 중국에 LCD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뒤 나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김현예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