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월마트 등 유통주 3분기 대거 매입

네슬레·트레블러스·엑슨모빌 지분도 늘려
워런 버핏의 벅셔 해서웨이가 지난 3분기 월마트 네슬레 등 유통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벅셔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거래보고서에 따르면 벅셔의 월마트 주식 보유수량은 3분기 말 기준 3784만주로 전분기(1990만주)보다 89.7% 늘어났다. 이로써 벅셔의 월마트 지분은 0.98%로 높아졌다. 또 벅셔는 네슬레 주식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340만주 신규 매입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월마트에는 10억달러,네슬레엔 1억6100만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버핏의 월마트 지분 확대에 대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월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에서 물건을 살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버핏은 폐기물 운송업체 리퍼블릭서비스와 보험사 트레블러스에 각각 9630만달러(362만주),135만달러(2만7300주)를 투자했다. 석유업체 엑슨모빌 주식도 2분기 85만주에서 130만주로 소폭 늘렸다. 엑슨모빌의 지분 확대는 최근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NSF) 인수와 벅셔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의 대규모 풍력발전 투자와 같이 고유가 시대를 내다본 결정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벅셔는 석유업체 코노코필립스 주식을 2분기에 670만주 매각한 데 이어 3분기에도 710만주를 내다 팔았다. 버핏은 지난해 가을까지 코노코필립스 주식을 대거 매입했으나 유가 폭락과 재무구조 악화로 큰 손실을 보았으며,코노코필립스 투자가 유가 동향을 예측하지 못한 '큰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또 무디스 주식 880만주를 매각했으며 선트러스트 은행과 의료보험회사 웰포인트 보유 지분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