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30% 감축] 건물·교통 등 탄소 감축 강화…산업분야는 충격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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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완대책은정부가 2020년 국내에서 배출할 것으로 보이는 온실가스량(배출 전망치) 대비 30% 줄이기로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7일 확정함에 따라 산업 수송 건물 가정 등 각 경제주체들이 얼마나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떠안아야 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향후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감축 계획이 마련돼야 주력 산업의 경쟁력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산업계 우려가 현실로 "공장 신ㆍ증설 어려워져 업종별 감축량 차등 둬야"
◆2020년 배출 목표 2005년에 이미 초과녹색성장위원회가 예측한 2020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는 8억1300만t(특별한 대책을 취하지 않을 경우)이다. 30%를 줄인다면 2020년 국내에서 배출하는 총량은 5억9000만t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미 지난 2005년(5억9440만t)에 이 수치를 초과한 상태다.
결국 현재 수준에서 배출량을 묶은 상태에서 3~5%의 경제성장을 달성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정부는 감축 여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건물 · 교통 등 비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감축 노력을 진행하고 경제성장 및 일자리와 직결되는 산업 경쟁력 부담은 최소화한다는 방향을 정했다.
이 같은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2006년 통계를 보면 산업계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배출량 5억9950만t 가운데 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5억540만t으로 84.3%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산업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비율은 31.3%로 수송 분야(19.8%)보다 훨씬 많다. 발전 등 에너지 전환 부문과 함께 산업계의 감축 노력이 진행되지 않고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종별 특성 반영한 실행계획 나와야"
산업계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철강업계는 향후 마련할 세부계획에서는 업종별 특성에 따른 차등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 · 화학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너무 높으면 원가 부담으로 작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규제가 현실화하면 공장 신 · 증설이 더욱 어려워져 국가의 중장기적 경제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한국의 산업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이 강한 구조인 데다 생산설비의 에너지 효율도 낮아 단기적으로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기는 어렵다"며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국민적 부담을 수반할 것이므로,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산업계 종합지원 방안 마련 착수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감안,향후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산업계의 경쟁력 훼손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는 온실가스 감축 유도를 위한 '산업계 종합지원 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12개 업종별 대책반을 운영해 업계의 건의사항을 지원 방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원 방안의 하나로 향후 도입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과정에서 주요 수출기업이나 주력 업종에 대해 할당량 부과를 유예하거나 무상으로 배출권을 지원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되면 기업들은 할당 배출량을 초과할 경우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주력 업종과 수출기업이 배출 목표를 초과하면 그만큼의 배출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럽연합(EU) 국가들 중에서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사례가 있다"며 "독일에서 주력 기업에 배출권을 무상으로 주는 제도를 국내에서도 도입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탄소세 도입 여부와 에너지 절감 설비를 도입하는 기업과 건물에 적용할 세제 혜택도 앞으로 추가로 논의해야 할 과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30% 감축=2020년까지 특별한 대책 없이 기존 정책을 유지할 때 예상되는 배출 전망치(BAU:Business As Usual)와 비교해 30%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BAU는 경제성장률 유가 등 각종 변수를 감안해 추정한다. 정부는 그동안 '2005년 대비 4% 감축'을 병기했지만 앞으로는 BAU 기준으로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BAU가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익에 이롭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