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세종시 기업 이전 신년되면 알지 않겠나"

●재계총수, 鄭총리와 회동…아직은 '신중모드'
鄭총리 "기업에 상당수준 재정적 인센티브"
최태원 회장 "얘기 들어보러 왔다" 말아껴
정준양·박용현 회장 "이전 검토한바 없다"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들에 상당 수준의 재정적 인센티브를 검토하겠다. 기업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 "(정운찬 총리) "재계도 세종시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기업 이전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는 이른 단계다.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전경련 회장단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기 회장단 회의를 갖고 세종시 문제 등 재계 현안을 논의했다. 정운찬 총리는 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 회장이 마련한 회장단 만찬에 참석,세종시를 명품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밝히고 재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정 회장은 세종시 이전 계획을 묻는 취재기자들에게 "신년이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긍정적으로 봐야죠"라며 여운을 남겼다.
◆세종시 문제,재계 화두로 부상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회장단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10개 기업이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회원사들에 알아보니 구체화된 내용은 없었다"며 "정부가 세부 방침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정부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세종시 문제를 풀어갔으면 하는 게 회장단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세종시에 지나치게 혜택이 집중되면 다른 기업도시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정책추진 과정에서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총수들은 세종시 기업 이전 문제와 관련,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세종시 이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러 왔다"며 말을 아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박용현 두산 회장은 "세종시로 회사를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아직까지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고용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

회장단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에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데 힘쓰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국내 600대 기업의 고용률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1%대의 플러스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감원을 선언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 보면 재계가 고용 유지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장단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의 30%를 줄이기로 한 정부 방침과 관련,"다소 부담스러운 목표지만 선진국 진입을 위해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한편 정 총리와 회장단은 이날 건배주로 막걸리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쌀 소비 촉진에 재계가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와인 대신 쌀 막걸리를 건배주로 골랐다는 게 전경련 측의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