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 중국서 판매중단 위기

中법원 "중문 폰트 지재권 침해"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중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중국의 중이공사가 개발한 중문 폰트 2개를 도용했다는 게 이유다. 중국 기업의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앞장서서 비판해온 MS가 거꾸로 중국에서 지재권 피고 신분으로 전락한 것이다.

FT는 베이징시 제1중급 인민법원의 이번 판결이 효력을 발휘할 경우 MS는 문제의 중문 폰트를 사용한 모든 PC 운영시스템(O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MS는 '윈도98' '윈도2000' '윈도 XP' '윈도 서버2003'의 중문판에 문제의 중문 폰트를 사용하고 있다.

MS는 문제의 중문 폰트에 대해 중이공사와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 때 사용 대상에 들어간 것으로 문제가 없다며 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이공사는 "이번 판결은 모든 중문판 윈도 OS에 중국의 지재권이 포함돼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중문 데이터베이스(DB)와 중문 입력시스템은 모두 중국 기업이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S가 중국서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것도 중문 DB와 중문 입력시스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이번 판결로 외국의 특허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의 지재권 분쟁 처리 방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토종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와 소니 등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지재권 침해소송을 제기하고 정부도 해외에서 자국 기업의 지재권 보호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오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