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불 지핀 장외시장…대형주 '입도선매'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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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ㆍ서울통신기술ㆍ삼성SDS… 상장 앞두고 거래 늘어나
미래 성장성 살펴 투자해야
장외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주 삼성생명이 상장 추진 소식을 밝힌 뒤 단 하루 만에 장외거래에서 24%가량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40만원대 후반에서 맴돌던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 16일 상장 추진 소식이 알려지며 급등하기 시작해 20일에는 75만8000원까지 올랐다. 일주일 전에 이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한 주 만에 45%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장외주식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 주식과 달리 비제도권 시장에서 매매되는 비상장 주식을 일컫는다. 내년 증시 상장 계획을 공개한 삼성생명 등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초대형주에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 중이거나 심사를 거쳐 승인을 완료한 기업,공모주 청약까지 마치고 증시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업체까지 다양한 종목들이 장외주식의 범주에 들어간다. ◆장외주식 거래 방법
장외주식을 거래할 때도 증권사 계좌는 필수적이다. 증권계좌를 마련한 투자자라면 장외주식 전문 사이트를 찾아 회원 가입을 하면 기본 준비는 끝난 셈이다. 대표적인 장외주식 사이트로는 △프리스닥(www.presdaq.co.kr) △피스탁(www.pstock.co.kr) △38커뮤니케이션(www.38.co.kr) △제이스톡(www.jstock.com) 등이 꼽힌다.
여러 정보를 고려해 매매를 원하는 장외종목을 선정했다면 각 사이트의 거래화면으로 이동해 주문을 입력하면 된다. 희망 수량,매매가격,연락처 등을 기입한 매수 · 매도 주문을 사이트에 올리면 주문이 끝난다. 다른 투자자들이 올려 놓은 매수 · 매도 주문 내역을 보고 전화를 통해 매매 협의를 하기도 한다. 협의 마무리 이후의 과정은 해당 주식이 통일주권으로 발행됐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진다.
통일주권이란 증권예탁원에 예탁할 수 있고 주식계좌 간 위탁거래가 가능한 주식을 말한다. 통일주권으로 발행된 주식을 사는 경우에는 파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한 뒤 20%가량 계약금을 송금하고 주식이 자신의 증권계좌에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 잔금을 입금하면 된다. 팔 때는 반대로 계약금을 받은 뒤 실물을 입고시키고 잔금 입금을 요청하면 된다.
만약 통일주권이 발행되지 않아 회사가 발행한 실물 증권을 거래할 때는 주식 및 매도인의 인감증명과 신분증 등을 넘겨받아 회사에 명의개서를 신청해야 한다. 주권 자체가 발행되지 않았을 때는 명의개서를 요청하고 주권 대신 '주권 미발행 확인서'를 떼는 것으로 갈음하면 된다. ◆투자요령과 유망 투자종목
장외시장은 금융당국의 통제 밖에 있는 시장인 탓에 장내 주식 거래시보다 종목 선정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좋은 장외 종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투자회사의 수익모델이 확실하고 연속성이 있는지,시장 지배력은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또 경영진의 자질 및 핵심 인력의 맨파워 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상장 가능성은 확실하지만 아직 시기가 가시화하지 않은 종목일수록 급등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삼성생명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히려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할 때가 장외 종목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며 "동양생명과 같이 상장 일정이 명확했던 기업은 상장 직전 장외시장에서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주가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 내 상장사들과의 비교도 투자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상장한 같은 업종의 주식보다 현저히 저평가된 장외 종목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대신 상장 기대감이 살아 있어 상장 종목에 비해 위험은 대폭 줄어든다. 또 배당 수익률이 확보된 주식일 경우 매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장외시장에서 관심을 모으는 종목으로는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카드를 앞서며 업계 2위로 올라선 현대카드,삼성그룹 2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통신기술,2010년 상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삼성SDS 등이다.
하지만 장외주식 매매는 사적인 거래인 만큼 조심해야 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돈을 먼저 받은 매도자가 실물을 넘기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등 거래 안전성에서 아직 취약한 부분이 많다. 또 유통물량이 적어 시세가 왜곡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주가가 어떤 세력에 의해 움직이지 않았는지도 잘 챙겨봐야 한다.
정 대표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나 장외주식 정보사이트를 통해 가치 비교를 하며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챙기는 게 좋다"며 "특히 매수 후에는 시세 흐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상장 때까지 묵묵히 들고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