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홈쇼핑' 필요한가] (下) 제품만 좋다면…한경희·락앤락도 홈쇼핑서 컸다

#.백화점에 납품하던 침구업체 직원 4명이 모여 2001년 창업한 돈디코리아는 요즘 연 매출 200억원대의 견실한 업체로 성장했다. '극세사 침구' 세트가 GS SHOP(GS홈쇼핑)에서 대박이 났기 때문.가격이 6만~10만원으로 저렴한 편인데다 품질도 높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충섭 영업총괄부장은 "오프라인 매장은 입점 점포를 늘릴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져 중소기업으로선 부담스럽다"며 "실력이 있지만 규모가 작은 업체에 홈쇼핑은 최적의 유통채널"이라고 말했다.


◆제품만 우수하면 얼마든지 OK
브랜드 파워나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이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진열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반면 홈쇼핑은 TV로 상품을 상세히 소개할 수 있어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도 품질만 우수하면 '전국구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 홈쇼핑업체들도 고품질 중기제품을 늘리는 게 매출 증대와 차별화의 핵심이기에 MD(상품기획자)들이 우수 상품 발굴에 혈안이다.

실내에서 소음없이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JK에어보드의 '이큐빅 에어보드'는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안 돼 대형마트에서 죽쑤던 상품이었다. 그러나 CJ오쇼핑에서 제품을 시연하는 판매방송이 나간 지 10개월 만에 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일본 · 대만 홈쇼핑에까지 소개됐다.

현대홈쇼핑의 '팰러스 프라이팬'은 담당 MD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에서 발견한 국내산 아이디어 상품이다.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손잡이에 2중 잠금장치를 장착했고 인덕션 레인지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특허 프라이팬이다. 지난해 첫 방송에서 50분 만에 2000세트가 팔리며 주문이 폭주하자 제조업체인 서원팰리스는 직원을 세 배로 늘렸다. ◆홈쇼핑 흥행은 해외진출 보증수표

중소기업이 홈쇼핑에서 '데뷔'해 알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댕기머리 샴푸,락앤락 밀폐용기,한경희 스팀청소기,루펜 음식물처리기,한스킨 비비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홈쇼핑에서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검증을 받은 이들 상품은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국내 홈쇼핑에서의 성공은 해외진출의 보증수표 역할을 한다

'루펜 음식물처리기' 생산업체 루펜리는 일본 최대 홈쇼핑인 QVC재팬에서 첫방송 25분 만에 준비한 1500대를 매진시켰다. 조재일 루펜리 상무는 "국내 홈쇼핑에서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홈쇼핑의 바이어가 호감을 갖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중기제품 전용 홈쇼핑채널 허가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지만,기존 5개 홈쇼핑을 잘만 활용하면 굳이 전용채널이 없어도 된다는 것이 홈쇼핑 덕에 큰 중소기업들의 이구동성이다. 실제로 홈쇼핑들은 중기제품 의무편성비율(53~55%)보다 더 많은 중기제품을 판매한다. GS SHOP의 경우 협력업체의 75%가 중소기업이다.

홈쇼핑업계는 우수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라면 홈쇼핑에서 얼마든지 키울 자신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헌 롯데홈쇼핑 사장은 "우수 중소기업 발굴이 홈쇼핑의 성패를 가르고 홈쇼핑은 중소기업의 마케팅,자금지원,해외진출 지원 등 판로개척을 돕는 윈-윈 관계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