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올 주식형펀드 올 수익률 '깜짝선두'

연초이후 66%…한국운용 58% 2위
대형 운용사 부진…10위권 2곳뿐
지난해 6월 첫 공모펀드를 출시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올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 규모 1조원이 넘는 대형 운용사들은 수익률 10위권에 2개사만 포함됐을 뿐 줄줄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수익률 격차가 두 배씩이나 벌어지는 만큼 운용사 전체는 물론 펀드별 성과를 꼼꼼히 따져 볼 것을 권했다.

25일 펀드평가 업체인 제로인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 300억원 이상인 38개 운용사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3개 펀드에서 1300억원을 운용하는 트러스톤운용이 연초 이후 전날까지 66.50%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운용사는 1년 수익률(91.12%)도 전체 평균보다 30%포인트나 높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운용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트러스톤운용은 2005년과 2006년 국민연금과 정보통신부로부터 '순수주식형 우수 운용사'로 선정됐으며,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2조원(일임 포함)이 넘는다. 김영호 트러스톤운용 부사장은 "업종별 투자 비중을 시장흐름에 맞게 선제적으로 조절한 결과"라며 "시장 평균보다 초과수익을 올리게 된 것은 은행 비중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국운용은 올 들어 58.31%,1년간 77.10% 수익률로 트러스톤운용을 뒤따르고 있다. 알리안츠운용 ING운용 아이운용 유진운용 프랭클린템플턴 JP모간 등도 수익률 10위 안에 포함됐다.

10위 내에 국내 주식형 운용 규모 1조원이 넘는 운용사는 한국운용과 KB운용 등 2개사에 불과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을 많이 안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중소 규모의 펀드나 운용사의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운용과 삼성투신은 대형 펀드를 운용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운용의 '네비게이터'나 '삼성그룹주펀드', 삼성투신의 '우량주장기'나 '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등 규모가 큰 대표 펀드들의 성과가 상당히 좋았다는 것은 의미있게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4개 펀드에 1조2000억원을 굴리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주요 투자 대상인 중소형주가 3~5월 반짝 상승한 후 주춤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이 35.47%에 머물고 있다. 푸르덴셜운용 신한BNPP KTB운용 신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40%대 초반에 머무는 등 내로라하는 대형 운용사들이 하위권으로 밀렸다. 박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대형주 랠리로 인해 중소형주 편입비율이 높은 가치주 스타일의 운용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수익률 상위권 운용사들도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커 펀드 선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운용은 최고 수익을 거둔 '한국투자한국의힘'과 최저 수익을 낸 '파워코리아포트폴리오80주식20' 사이의 수익률 격차는 30%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KB운용이나 삼성투신 등도 동일 유형의 일반 주식형펀드라도 수익률 격차가 20%포인트 정도로 크다. 이들 운용사의 펀드 중 수익률이 낮은 펀드들은 순자산이 10억~20억원에 불과한 자투리펀드들이 많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성과가 좋은 운용사의 대표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