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 디폴트 선언] '마천루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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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지으면 경제 위기"두바이월드가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마천루의 저주'가 재연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마천루의 저주란 1999년 도이체방크의 분석가 앤드루 로런스가 100년간 사례를 분석해 내놓은 가설이다. 과거 역사를 보면 초고층 빌딩은 경제위기를 예고하는 신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는 통화정책 완화 시기에 시작되지만 완공 시점엔 경기 과열이 정점에 이르고 버블이 꺼지면서 결국 경제 불황을 맞는다는 게 이 가설의 논리다. 실제로 내년 1월 완공되면 세계 최고층 빌딩이 될 버즈 두바이(높이 818m)가 착공된 2004년 당시 두바이엔 주변 중동 국가의 오일머니와 서방 금융사들의 투자자금이 몰려들며 부동산과 금융시장이 유례 없는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가 터진 뒤 건설업과 외자에만 의존해 온 두바이 경제는 큰 위기를 맞았다.
'마천루 저주'의 사례는 역사 속에서 자주 나타났다. 1970년대 중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각 415,417m)와 시카고 시어스타워(442m)가 세계 최고 빌딩으로 올라선 이후 오일 쇼크가 발생했다. 1997년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451.9m)가 시어스타워의 기록을 경신하자 아시아에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