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위례신도시 청약배정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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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청약을 손꼽아 기다려온 조성도씨(43 · 서울 노량진동)는 최근 울화통이 터지는 소식을 접했다. 국토해양부가 위례신도시 청약을 앞두고 '지역우선 공급제도' 개정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본 것.이렇게 되면 서울시민에게 우선 배정되는 물량이 많이 줄어들어 조씨와 같은 장기 청약통장 가입자가 불리해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당첨 확률이 최대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전셋집을 전전해가며 20년 가까이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해 온 그였다. 수도권에서 내집마련을 할까도 고민해봤지만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만뒀다. 물론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자녀의 교육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 씨는 "지금껏 잘 유지해온 제도를 하필 위례신도시 청약을 앞두고 바꾸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역우선공급 제도는 수도권 66만㎡ 이상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번 개정작업은 사실상 내년 위례신도시 청약을 위한 것이다. 현행 규칙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분양주택의 100%를 서울시민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지만 경기도는 30%만 경기도민이 먼저 가져가고 나머지 70%는 서울과 인천에 할당되도록 돼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에서 지역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경기도는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많이 높아져 제도를 손질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시는 자택 보유비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주택보급률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한다. 게다가 서울에는 오랫동안 위례신도시 청약을 기다린 장기 가입자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신뢰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교통정리를 해야 할 국토부는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경기도 입장에 기운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공개된 청약예금 가입자 말고도 청약저축 가입자 수도 지역 · 기간별로 공개해 당첨확률을 따져보자고 요구했으나 국토부로부터 "통장이 투기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거부당한 것.서울시 · 경기도 간 청약물량 배정기준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개정 취지에 대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이호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hglee@hankyung.com
1992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전셋집을 전전해가며 20년 가까이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해 온 그였다. 수도권에서 내집마련을 할까도 고민해봤지만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만뒀다. 물론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자녀의 교육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 씨는 "지금껏 잘 유지해온 제도를 하필 위례신도시 청약을 앞두고 바꾸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역우선공급 제도는 수도권 66만㎡ 이상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번 개정작업은 사실상 내년 위례신도시 청약을 위한 것이다. 현행 규칙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분양주택의 100%를 서울시민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지만 경기도는 30%만 경기도민이 먼저 가져가고 나머지 70%는 서울과 인천에 할당되도록 돼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에서 지역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경기도는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많이 높아져 제도를 손질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시는 자택 보유비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주택보급률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한다. 게다가 서울에는 오랫동안 위례신도시 청약을 기다린 장기 가입자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신뢰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교통정리를 해야 할 국토부는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경기도 입장에 기운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공개된 청약예금 가입자 말고도 청약저축 가입자 수도 지역 · 기간별로 공개해 당첨확률을 따져보자고 요구했으나 국토부로부터 "통장이 투기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거부당한 것.서울시 · 경기도 간 청약물량 배정기준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개정 취지에 대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이호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