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I주관사 보면 새내기株 주가 안다
입력
수정
현대證 7사 공모가 보다 62% 올라
신한투자ㆍ동양종금도 40% 넘게↑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증권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상반기 공모주 열풍 분위기를 등에 업고 실제 기업 가치보다 공모가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주 55개사의 주가 흐름을 주관 증권사별로 분석한 결과 현대증권이 기업공개를 맡았던 7개사는 공모가보다 평균 62.45% 높은 수준에서 거래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들 기업의 공모가격은 회사 측 희망 가격대의 중간값보다 1.93% 낮게 결정돼 상장 첫날 평균 57.65% 올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모린스는 공모가의 절반 이하로 부진했지만 에이테크솔루션(255%) 중국원양자원(158%) 한국정밀기계(68%) 대성파인텍(29%) 등이 선전하면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올해 각각 5개사와 3개사의 IPO를 주관했던 신한금융투자와 동양종금증권도 선전하고 있다. 두 회사가 주관한 새내기주들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각각 평균 49.52%,42.06% 높다.
신한투자는 에리트베이직 STX엔파코 동방선기 등이 부진했지만 중국식품포장(256%)과 디에스케이(64%)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지난 7월말 상장한 휴대폰 게임업체인 게임빌이 공모가 대비 126% 급등한 상태다.
반면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새내기주들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대우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총 7개사들은 상장 첫날 평균 40% 올랐지만 현재 평균 수익률은 공모가보다 8% 낮은 상태다. 쌍용머티리얼과 제넥신이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동양생명이 공모가를 16%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6개사를 상장시킨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SK C&C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평균 수익률은 공모가보다 2%가량 낮다.
삼성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PO기업들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60%대로 높았지만 현재는 10%대로 낮아졌다.
이처럼 주관 증권사별로 공모주들의 주가 흐름이 크게 다른데 대해 당초 공모가 산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증시가 침체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반기에 뜨거웠던 공모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일부 증권사들이 공모가를 높게 잡았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년 전에 새내기주 상장 이후 한 달 내에 주가가 하락하면 주관 증권사가 일반청약자의 주식을 공모가의 90%로 되사주는 '풋백옵션제'를 폐지한 IPO 선진화제도가 도입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결정되는 만큼 무리하게 공모가를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 주가가 부진한 새내기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주관사별로 IPO 시점이 달라 평균 수익률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