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 뜬다] 스펙… 만학의 꿈… 직장인들 사이버대 몰린다

인터넷 학습을 통해 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사이버대가 직장인의 학력 업그레이드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동영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으면서도 강의의 질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경희사이버대 한양사이버대 등 18개 사이버대의 올해 신입생 2만2814명 가운데 70.8%(1만6152명)는 직장인으로 나타났다. 관리자급이 6.6%,전문직 종사자가 16.9%를 차지하는 등 고학력 전문가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사이버대 신입생의 8.3%는 대졸 이상의 학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경영학 행정학 간호학 등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전공을 익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졸 직장인 상당수가 '제2의 학사학위'를 따기 위해 사이버대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월 현재 18개대 재학생 8만7896명 가운데 산업체에서 위탁해 교육을 받거나 군에서 위탁한 학생이 각각 7443명과 1500명에 달한다.

인터넷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에서도 국내 사이버대를 찾고 있다. 경희사이버대는 48명의 해외거주 외국인과 14명의 국내 거주 외국인이 수강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47명) 서울사이버대(16명) 등도 외국인 학생이 많은 편이다. 18개대 외국인 재학생 290명 가운데 국적별로는 미국인이 12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51명) 캐나다(45명) 일본(25명) 순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학생들도 사이버대를 찾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280명,한양사이버대 76명 등 882명의 해외거주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고국의 수업을 듣고 있다. 사이버대는 그동안 '평생교육법'에 따른 평생학습기관이었지만 올해 '고등교육법'상의 대학으로 승격돼 사실상 정규대학과 동일한 위상을 갖게 됐다. 올해 새로 인가받은 글로벌사이버대(GCU)를 포함해 17개대가 일반 4년제 대학과 동등하다. 세계사이버대(2년제)와 영남사이버대(4년제) 등 2곳은 아직 평생학습기관으로 남아있다.

사이버대에 학생이 몰리면서 최근 경희사이버대와 한양사이버대 등 인지도가 높은 곳은 2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한다. 경희사이버대는 이에 따라 논술고사를 30% 반영해 합격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또 경희대 한양대 등 계열 대학들과 교차수강을 허용하고 있다. 경희대와 한양대는 오프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사이버 강의에 몰리자 수강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까지 했다. 사이버대들은 지난 1일부터 2010학년도 신 · 편입생 모집에 나섰다. 등록금은 학점당 6만~8만원 수준이다. 18학점을 신청하면 한 학기당 일반 대학의 3분의 1 정도인 108만~144만원이 든다. 학교별로 직장인,주부,제휴업체 재직자,직업군인,외국인 등에게 수업료를 감면해 주는 전형이나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대는 디지털패션 미술경영 엔터테인먼트경영(서울디지털대),미디어디자인(한국디지털대),얼굴경영 요가명상 한국복식과학(원광디지털대),보석딜러 온라인창업(열린사이버대),소방방재(한국사이버대),실버산업(한양사이버대),NGO 관광레저경영(경희사이버대),유비쿼터스컴퓨팅(세종사이버대),뷰티디자인(국제디지털대) 등 일반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전공도 개설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