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졸부들 '미녀사냥'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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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 채홍사 보내고 억만장자와 맞선 이벤트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지난대학에 지난 2일 산타 복장을 한 6명의 젊은 여성들이 나타났다. 이들이 여학생들에 건네는 팸플릿에는 "아름다운 신부를 구한다"고 쓰여 있었다. 2명의 재벌 2세가 대학의 여왕을 부인감으로 찾고 있다는 안내문이었다. 사실상 채홍사인 이들은 지난대 외에 다른 5개 대학에서도 캠퍼스를 누비며 '예쁜 대학생 신부'를 찾아 나섰다고 상하이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2명의 재벌 2세에 대한 구체적인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팸플릿을 보고 관심을 보인 여학생은 모두 20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둥성 교육부의 왕위쉐 부주임은 "돈으로 뭐든지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도 부끄럽고 저속한 것"이라며 "각 대학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려야 했다. 중국 졸부들의 미녀사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광둥성에선 한 결혼정보회사의 기획으로 1000만위안(약 17억원) 이상 재산을 가진 남자와 예쁜 여자가 공개 맞선을 보는 이벤트가 열렸다. 억만장자와의 맞선 대상 40명을 뽑는 데 1500여명이 몰려 치열한 예비심사를 거쳐야 했다. 참여한 여성들은 대부분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에 출중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고 난팡일보는 전했다. 남성 참가자들은 자산과 학력 등에 대한 사전 검증을 받았으며 3만6800위안(620만원)의 참가비도 냈다. 일각에선 이 행사를 실제로 기획한 것은 몇 명의 갑부 남성들이며 기획사는 이름만 빌려줬다는 소문도 돌았다.
중국에선 권력자나 부호들이 축첩을 하는 게 드문 현상은 아니다. 부패 척결 차원에서 공직자들의 축첩은 단속 대상이지만 민간인들의 경우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