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쌍끌이'…박스권 탈출 기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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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車·철강 등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닷새 연속 상승하면서 1550~1650의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의 투톱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의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초 1600선 지키면 연말 추가상승 가능성
특히 증시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우려했던 '두바이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의 연말 장세 전망도 이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지난 주말 미 증시가 고용지표 개선으로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늘며 다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기관 순매수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연말 증시 전망 밝아져
이번 주는 연말 증시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이 있는 데다 11일(현지시간)에는 미 소비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11월 소매판매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코스피지수가 1500대 초반에 머물렀을 때만 해도 연말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비관론에 가까웠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지난 한 주간 100포인트 이상(6.5%) 급등하며 1624.76까지 올라서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한 주간 빠른 복원력을 보여주면서 '상승 모멘텀 약화'라는 기술적 · 심리적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 증시가 워낙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데다 내부적으로는 IT 등 핵심 업종의 흐름이 좋아 현재로선 전망이 긍정적인 편"이라고 분석했다. 120일선(1568) 아래서 산 후 60일선(1624) 위에서 차익을 실현하던 투자 흐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3분기 말에 비해 5% 하향 조정됐지만 우리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철강 자동차업종은 오히려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업종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D램 가격 강세로 3분기 말보다 39%나 높아졌고 철강(13.7%) 자동차(11%) 등도 예상외로 호전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706억원,232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 주 증시 변곡점
이번 주 초반 지수 흐름이 연말 장세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워낙 큰 폭으로 올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주 초에 1600선을 지켜낸다면 연말 흐름도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은 금통위가 열리고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도 기다리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긴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현재 연 2%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은 프로그램 청산 매물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이고 있어 현 · 선물 간 가격차인 시장베이시스가 호전된 상태인 데다 연말 배당을 겨냥해 선물을 현물로 바꿔 보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후반엔 이틀간 3800억원의 선물과 연계된 차익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서 증시 상승을 도왔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금통위가 금리 동결로 양호한 유동성 환경을 유지해 나가는 틀을 확인시켜 주고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서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증권사들은 주로 하이닉스 삼성SDI LG이노텍 등 IT주와 자동차,건설 업종을 추천했다. 자동차 관련주로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등이 추천을 받았으며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등도 유망주로 꼽혔다.
서정환/김동윤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