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경영자는 새벽형 100일 수행에 도전하라

이탈리아에서 온 파트너를 아침 9시에 만났다. 잠이 덜 깬 표정이었다. 조찬에 갔다왔다고 했더니 눈이 커졌다. 자기 나라에선 이른 미팅이라야 10시라고 했다. 다른 나라 경쟁자들보다 일찍 일을 시작한다는 뜻에서도 한국은 확실히 '아침의 나라'다.

우리 경영자들은 대부분 새벽형이다. 새벽잠이 없어진 탓도 있지만 회사 회의가 일찍부터 열리니 할 수 없이 그렇게 됐다. 주말 골프도 '새벽탕'을 선호한다. 일주일에 다섯 번씩 있는 점심,저녁 약속을 비즈니스 미팅으로 잡다 보니 자기계발을 위한 여유는 결국 아침시간뿐이다. 일주일에 4일을 매일 조찬모임으로 시작하는 CEO(최고경영자)도 적지 않다. 34년 넘게 1625회를 이어가고 있는 인간개발연구원의 목요조찬,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세리CEO 조찬포럼을 비롯 CEO조찬 형태를 띤 모임만 연간 1200회 정도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단한 일 아닌가. CEO 조찬포럼은 21세기 한국에 희망을 주는 우리의 자랑거리다.

한경이 인간개발연구원과 목요조찬을 공동 주최하게 되면서 필자도 지난 6월부터 '할 수 없이' 새벽형 인간으로 변신해야 했다. 반년이 다 돼 가는 지금에야 겨우 익숙해졌다. 선배 회원들은 "석 달,즉 100일 정도는 다녀야 진정한 조찬포럼 회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 몇 회는 의욕에 차서 오지만 게을러지고 또 호텔 양조식에도 질리게 될 쯤 '하루쯤 빠지면 어떠랴'는 생각이 든다는 것.그걸 못 넘기면 새벽형 인간되기 수행은 실패다.

20~30대 직원의 경쟁력은 밤에 결판난다. 아무리 늦어도 술자리에서 버티는 것이 힘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되면 새벽에 승부가 난다. 직원이 열정과 감성으로 뛴다면 경영자는 차고 맑은 이성으로 일하는 것이다. CEO가 되기 위한 100일 수행,조찬포럼에서 당신을 시험해보시길.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