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장갑차 등 '重무장 320명' 아프간 재파병

카불 북부 '파르완'에 주둔…2년6개월간 재건팀 보호
정부는 8일 국무회의를 열고 병력 320여명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국군부대의 아프가니스탄 파견동의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이번 주 중 최대 350명을 파견하는 내용의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주둔지는 아프간 파르완 주(州)의 차리카르 지역이며 주둔 기간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말까지 2년6개월이다. 이로써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및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2007년 말 다산부대가 완전 철수한 이후 30개월 만에 다시 국군이 탈레반의 땅으로 들어가게 됐다.


◆왜 2년6개월 파견인가

'파르완 부대'의 파견동의 기간은 관례에 비춰 다소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병력파견 기간은 대개 1년마다 국회의 재동의를 받고 연장됐다. 이번에 2년6개월 동의를 추진한 이유는 국제사회의 아프가니스탄 재건과 복구 지원에 따라 파견되는 '대한민국 아프간 지방재건팀(PRT)'의 임무 성격 때문이다.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아프가니스탄을 재건하기 위해선 최소한 2~3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재건팀의 보호엄무를 맡는 파르완 부대도 그에 걸맞은 파견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2년과 3년 사이에서 고민해온 국방부는 중간인 2년6개월을 선택했다. 미군 철수가 시작되는 2011년 7월 이후에도 국군이 남게 되는 이유에 대해 국방부는 "PRT 임무는 15개국이 주도하는 아프간 재건 프로그램인 만큼 미군 철수 시기와 별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한 지역인가

파르완주는 아프가니스탄의 34개 주 가운데 하나로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60㎞가량 떨어져 있다. 국방부는 탈레반 반군이 간헐적으로 반격포 공격을 해온 적이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고 밝혔다. 주둔지에서 2~3㎞ 떨어진 바그람에 미군 3만명이 주둔한 기지가 있어 유사시에 미군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파르완주 주민의 대부분은 탈레반에 적대적인 타지크족과 하자라족으로 구성돼 있다. 아프간 내전 당시 반(反)탈레반 연합세력의 주요 거점으로 사용돼 외국 군대에 대한 반감도 상대적으로 낮다.

◆투입장비는국방부는 아프간 재건에 투입될 민간 건설업체 직원 등 100여명과 경찰 40여명을 보호하는 게 임무인 만큼 최대한 많은 전투장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파르완주의 70%가 산악지대이고 도로가 협소한 점을 감안, 헬기 4대와 장갑차 10여대를 투입키로 했다.

국방부는 특히 아프간 전체 사망자의 53%가 급조폭발물에 희생된 점을 고려해 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미군 M랩 장갑차를 투입키로 했다. 전투상황에 대비해 박격포와 기관포 등 중화기도 수송한다. 개인장비로는 방탄헬멧과 방탄조끼,야간투시경,K-11복합소총 등이 지급되며 최첨단 소형 무인비행기도 투입된다.

◆파견병 모집

국방부는 레바논의 동명부대와 이라크의 자이툰부대처럼 지원제로 병력을 선발한다. 특전사와 해병대가 전력의 대부분을 이루며 일반병사는 부모 동의 하에 지원을 받는다. 남녀 구분이 엄격한 아프간 문화를 존중해 여성 몸수색 등에 투입될 여군도 일부 선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7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동명부대와 자이툰부대처럼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