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성경, 만화로 보면 쉽고 친근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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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용 화백 등 20여명 '만화 인물성경' 시리즈 완간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서양 문화와 기독교적 가치관을 이해하는 첫 단추로 손꼽히는 성경.하지만 전체 66권,1189장,3만1173절로 구성된 성경을 독파하기란 쉽지 않다. 양이 많은 데다 그 안에 담긴 은유 및 비유의 뜻과 맥락을 알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래서 만화가들이 성경 도우미로 나섰다. 교회 장로인 만화가 박흥용 화백(50 · 앞줄 가운데)을 비롯해 이장희 유동일 손호성 공종철 박인호 최덕규 지인씨 등 20여명이 '만화 인물성경'(전 10권,바다출판사) 시리즈를 완간한 것.누구나 부담 없이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인물과 만화라고 판단한 이들은 공동작업을 통해 방대한 성경을 10권의 만화책으로 재탄생시켰다. 만화성경을 맨 처음 생각한 이는 박 화백이었다. 그는 최근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이준익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1981년 '돌개바람'으로 데뷔한 박 화백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995),'경복궁 학교'(1997),'내 파란 세이버'(1998)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작가주의 만화의 대표 주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열심히 그렸지만 돌아보니 만화가 아니라 '빵'을 그리고 있었다"며 하나님께 발칙한 제안을 한다. 자신은 만화를 그릴 테니 빵은 하나님이 책임져 달라는 것.만화 창작의 기쁨만으로는 에덴동산에 이르지 못하고 영적 갈증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얘기다.
고민하던 그는 2001년 서울 길음교회에서 후배 서너명과 함께 '만화 연구 모임'을 만들어 성경을 공부하며 이를 만화로 재탄생시킬 방법을 궁리했다.
권당 평균 세 명 이상의 작가가 참여한 '만화 인물성경'에는 예수를 비롯해 아브라함,모세,이사야,예레미야,히스기야,베드로,바울,요한 등 성경 속 위인들이 겪은 고난과 인내,꿈,실패와 성공,삶과 죽음,용기와 사명 등이 담겨 있다. 감수를 맡은 고진하 · 박성용 목사의 '속시원한 성경 문답'도 명쾌하고 재미있다. 박 화백은 "성경 속 인물들이 겪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보는 지혜의 눈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각권 88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