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선정 '올해의 책'] 물건 줄세우기·선 안밟기…노홍철의 결벽증 왜?

남자들이 쓴 심리학 책 '눈길'
사람의 마음만큼 오묘한 것도 없다. 불황기의 심리는 더욱 혼란스럽다. 남자들이 쓴 심리학 책 두 권에 몇 가지 답이 있다.

기업이나 언론 섭외 1순위에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 '최고의 명강사'인 김정운 명지대 교수.그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쌤앤파커스)를 펴냈을 때 독자들은 궁금했다.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고? 무엇을,왜 후회한단 말인가. 이 제목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는 의미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여태까지 이러이러한 것은 당연히 추구하고 지켜야 할 가치라고 믿어온 자신을 잠시 잊고,후회할 게 있으면 건강하게 후회도 해보하자는 말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온 내가 어느 순간 왜 자아를 상실한 느낌이 드는지,권위와 의무감 때문에 탈출구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드는지,어디서도 지친 영혼을 뉘일 곳을 찾지 못하게 되는지,그것을 '문화심리학적'으로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일화도 재미있고 문체도 발랄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이 책은 자신의 행복이나 진정으로 좋아하는 로망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행동해 보지 못한 남자들의 심리적 여백을 상큼하게 채워주는 '영혼의 비타민' 같다.

정신과 의사인 송형석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은 어떤가. MBC '무한도전' 주치의이자 '족집게 의사'로 통하는 그는 《위험한 심리학》(송형석 지음,청림출판)에서 사람들의 천가지 표정 뒤에 숨은 만가지 본심을 꿰뚫어보라고 권한다. '유재석은 사회적으로 좋은 겉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어 뒤에서는 음습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노홍철은 ADHD(집중력 부족 과활동성 장애)로 굉장히 산만하다. 그래서 물건 줄 세우기,선 안 밟고 다니기 등 강박증에 시달린다. 정준하는 모든 결정을 남에게 의존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 타인의 애정을 갈구한다. ' 이른바 '사차원 소녀'와 '멍 때리는 남자' 등 특별한 성향을 지닌 사람부터 '융통성 제로의 선배' 등 직장 동료와 선후배까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의 심리를 14가지 인격유형별 특징으로 설명하면서 그는 "마음의 근본 원리를 알면 대응법도 뚜렷하게 보인다"고 조언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