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글發 휴대폰업계 지각변동 대비해야

인터넷 검색시장의 강자 구글의 휴대폰 시장진입은 휴대폰 업계에 어떤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인가. 구글이 내년부터 자신들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소위 '구글폰'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팔 것이란 소식이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잇달아 보도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애플 아이폰에 이어 구글폰 진입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휴대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토대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새로운 입지를 노리고 있는 국내업체들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우선 구글이 직접 단말기 판매에 나서면 앞으로 통신사업자들을 통해 단말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직접 선택한 뒤 자신이 좋아하는 통신서비스 회사를 정하는 식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통신시장 주도권의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한 이런 역학관계의 전환은 그 자체로 IT산업의 커다란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소프트웨어 업체의 하드웨어 진출이다. 구글은 검색시장에서 출발했지만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긴장할 만큼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적 OS 지위를 노리고 있는 구글의 이런 행보는 MS 등 소프트웨어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사 브랜드를 앞세운 하드웨어 진출로 애플의 아이폰과 충돌도 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특성으로 보아 소프트웨어 업체의 진출은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애플의 아이폰 진입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글폰의 등장은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입장에서 봤을 때 반(反)애플 연대 가능성을 높여주는 측면도 물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콘텐츠 등의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의 경쟁력도 그렇지만 구글폰의 도전이 가능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고 보면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앞으로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는 너무나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