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이코노미] (1) 금 ‥ 가격 뛰면 인플레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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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안전자산이현기씨(45)는 지난해 11월말 국내 한 선물회사를 통해 뉴욕상품거래소(NYMEX) 금 100온스(1온스=약 31.1g)를 온스당 813.6달러에 사들였다.이후 지난 11월말 온스당 1180.5달러에 이를 팔아 3만6690달러(약 4400만원)의 차익을 냈다.선물거래 증거금으로 4500달러(약 500만원)을 낸 뒤 1년만에 706%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금은 인플레이션의 선행지수로서 시장을 읽을 수 있는 핵심 지표중 하나다.배정석 유진투자선물 파생상품팀장은 “불확실한 시기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겠다는 개인들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은 정체…투자수요는 급증
보석외에 반도체 접합부,치과 모조 치아,단열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금은 팔방미인으로 꼽힌다.현재 공급은 정체된 반면 수요는 꾸준히 늘 있다.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금의 총 공급은 3508t이었다.지난 3년간 연평균 3500t선에서 머무르고 있다.금 공급(2008년 기준)은 △땅에서 캐내는 채광(58.8%) △기존 금을 녹이는 재활용(34.5%) △중앙은행 등 공공부문의 금 매각(6.7%) 등으로 이뤄진다.채광에 의한 공급은 지난 2001년 2600t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새 금광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생산까지 10여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이 탄력적으로 늘긴 어렵다.
수요는 지난해 3805t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보석(57.5%) △산업 및 치과 재료(11.4%) △금괴나 금화 등 소매투자(22.7%)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투자(8.4%) 순이다.이중 보석 수요는 줄고 있는 대신 투자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공급 부족에 달러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며 국제 금값은 올들어 30% 가량 뛰었다.연초 온스당 857달러에 출발한 금값은 12월초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1218.3달러를 찍은 이후 최근 1120달러선으로 떨어진 상태다.
◆중국 인도가 최대 큰손
금 시장의 큰손은 중국과 인도다.지난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최대 금 생산국이 된 중국은 올해 소비도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450t에 달해 인도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생산도 올해 310t으로 전년보다 9.9%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금시장은 하루 24시간 숨가쁘게 움직인다.현물거래 중심지는 런던으로 여기서 결정된 가격이 전세계 금 거래의 기준이 된다.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의 기준가격은 로스차일드앤드선 등 글로벌 금 딜러 5개사의 호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런던귀금속시장(LBMA)에 따르면 하루에 200억달러의 금이 런던시장에서 거래된다.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 산하 뉴욕상업거래소(COMEX)가 거래 중심지다.세계 금 선물거래의 약 80%를 차지한다.최소 거래단위인 1계약은 100온스다.선물가격은 대체로 현물가격에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