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산업대전망] 조선-철강, 살얼음판 여전

오늘부터 2주간 2010년 산업별 전망을 해보는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순서로 조선과 철강업종의 내년 전망을 정리해봤습니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유난히 고전했던 두 업종은 내년에도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업체들의 초조함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조선호황의 여파로 수주잔량은 아직 2년 가까이 확보됐지만 신규수주가 매말랐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형업체의 수주잔량은 적게는 135억달러에서 많게는 420억달러까지 남아있지만 올해 신규수주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합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 물동량 감소와 선박금융 위축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해운운임을 반영하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올해초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세계 선박의 활용도를 나타내는 HR종합용선지수는 지난 봄 이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고선가는 말할 것도 없고 신조선가의 추락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문제는 2010년 조선업황도 크게 나아질 조짐이 없다는 것입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선가가 계속 빠지고 있고, 선박발주도 회복되고는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고 내년에도 어려운 상황은 지속된다. 3분기 이후에 신조선 선박발주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2009년에도 발생했던 대형 해운사의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경우 이미 계약했던 물량도 납기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2010년에 조선업체들은 구조조정과 현금확보, 사업다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전망입니다. 일부 조선업체들은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인력감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잉투자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특히 경기동향에 민감한 조선업에서 벗어나 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해양플랜트 등에서 경기회복 이후에 대비한 다각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입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조선사들은 조선 보다는 해양이나 플랜트 같은 비조선부문이 좋을 것이다. 따라서 조선부문의 부진을 비조선부문으로 만회할 것이다." 조선업에 비하면 철강산업의 전망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철강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말 철강주 상승은 이같은 전망을 선반영했다는 분석입니다. 철강가격 상승은 중국의 계속된 경기부양에 따른 수요증가와 원재료 가격상승 압력이 그 배경입니다. 중국은 건설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4조위안의 내수부양책을 지속할 예정이어서 최근 중국의 철강내수가격도 바닥권 탈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도 호주산과 브라질산의 계약가격에는 변동이 없지만 현물가격은 상승곡선을 타면서 철강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의 과잉생산은 철강산업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재고는 감소추세로 돌아섰지만 중국의 철강생산은 2010년 1천600만톤, 2011년 2천500만톤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물론 중국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과잉투자 문제는 2010년 내내 단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2005년부터 이슈가 된 전세계 철강생산 과잉문제도 2010년에는 해소되어가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겠지만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10년 국내 철강업체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이 고로를 완성해 일관제철소로 거듭나는 한편 포스코도 인도를 비롯한 해외공장을 착공하는 등 안팎에서 확장을 거듭할 계획입니다. 또 불확실한 업황과 부실업체의 출현을 틈타 다양한 M&A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09년 예상치 못했던 업황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과 철강업종은 2010년에도 만만치 않은 풍랑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과 철강업종이 살얼음판 같은 경영상황에도 불구하고 다각화와 효율성 증대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2010년 두 업종을 바라보는 키포인트입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