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기자본규제 강화' 10년 늦춘다

닛케이 "바젤위, 경기회복 발목 우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 금융감독 당국으로 구성된 국제결제은행(BIS)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당초 2012년 도입 예정이던 대형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기준 강화를 10년 정도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바젤위원회는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 자기자본비율 규제 강화를 검토해 왔으나 성급한 규제 강화가 은행의 대출 억제를 유발해 세계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새로운 자기자본비율 기준 강화는 10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20년대 전반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바젤위원회는 대형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기준 하한선(현재 8%)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연내 큰 틀을 짜고 내년에 구체적인 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지난 9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각국은 은행의 최저 자기자본비율을 현행 8%에서 12% 안팎으로 올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은행 자기자본비율 상향 조정이 연기되면 그동안 규제 강화에 대비한 대규모 증자로 주가 하락 압력을 받았던 주요 은행들로선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이날 일본 미즈호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주가가 각각 10% 이상 급등하는 등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 은행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