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장세…내년 실적 턴어라운드株 눈길

남해화학·하이닉스·아시아나항공 등 강세
영업익 급증 예상되는 IT 중소형주도 주목
내년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턴어라운드' 예상주들이 종목장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영업적자에서 내년엔 영업흑자가 기대되는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 · 소형 정보기술(IT)주들도 종목장세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의 연말 수익률 관리로 중 · 소형주 중심의 순환매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턴어라운드 종목과 영업이익 급증 종목이 당분간 눈길을 끌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중 · 소형주 랠리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남해화학,4개월 만에 최고가

16일 코스피지수는 1.61포인트(0.10%) 내린 1664.24에 장을 마쳐 엿새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중형주와 소형주지수는 각각 0.04%와 0.54% 올랐고 코스닥지수도 0.74% 상승했다. 중 · 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종목장세가 펼쳐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종목장세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턴어라운드 종목이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실적 전망치를 평균한 결과 남해화학 아시아나항공 STX팬오션 현대상선 하이닉스 금호타이어 세아베스틸 두산 등이 대표적인 턴어라운드주로 꼽힌다. 남해화학은 올해 205억원 영업적자를 보인 뒤 내년엔 609억원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이날 4.38% 급등한 1만9050원에 마감했다. 지난 8월28일(1만9100원) 이후 약 4개월 만의 최고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매수를 지속하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경기 침체로 비료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실적이 부진했지만 내년엔 곡물 수요가 늘면서 비료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분석에 힘입어 실적전망치가 높아지고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에 1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영업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양대 항공사가 최근 2년간의 부진을 털고 내년부터 완연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며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원 · 달러 환율이 더 하락하면 단거리 관광노선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이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4% 오른 4200원에 장을 마쳐 이틀째 상승했다.

하이닉스는 올해 1706억원 영업적자를 딛고 내년엔 1조68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가도 연이틀 오른 2만1050원으로 9월22일(2만2050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IT주들의 4분기 실적이 환율 하락 등으로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환율 하락을 판매량 증가가 상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는 실적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급증 중 · 소형 IT주도 주목내년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 · 소형 IT주들도 주목 대상이다. 루멘스 하나마이크론 주성엔지니어링 텔레칩스 한솔LCD 등은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1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날 6.57% 급등했고 한솔LCD는 기관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엿새째 올랐다.

IT주 가운데 LED TV 관련 종목이 특히 실적 개선이 확실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시에선 성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IT에서 가장 확실한 성장성을 보일 부문은 LED TV이고,금호전기 신성델타테크 한솔LCD 등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내년 환율이 달러당 1100원 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은 만큼 대형 IT주의 실적 개선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어서 중 · 소형 IT주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