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효과' 한국관료 주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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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부총재 추천 의뢰…몽골도 정책자문관 요청내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한국 유치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국내 경제관료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자본증액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늘어나는 부총재 자리에 한국 관료를 추천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ADB는 지난 5월 자본금을 500억달러에서 1600억달러로 증액했으며 이에 따라 부총재 자리를 기존 4개에서 5개로 늘리는 등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ADB 총재 자리는 지분율이 15%로 가장 많은 일본(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 재무성 관료)이 6년째 맡고 있으며,나머지 4개의 부총재 자리는 미국 중국 유럽(독일) 후발개도국(네팔) 등이 나눠 맡고 있다. ADB 내 한국 지분율은 5% 정도다.
역대 한국 관료 출신으로 ADB 부총재를 지낸 인물은 신명호 전 재무부 차관보가 유일하다.
ADB 외에 몽골 정부도 최근 자국 재무부 장관을 보좌할 국장급 정책자문관을 파견해 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재정부는 이에 따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에서 파견 근무 중인 고형권 국장(행시 30회)을 정책자문관으로 보내기로 잠정 결정했다. 고 국장은 내년부터 몽골 재무부 장관에게 경제정책 수립에 대한 조언을 하게 된다. 외국 정부가 국내 경제관료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경제관료들의 위상도 높아지는 추세다. ADB는 최근 6급 과장급 직위인 지역경제통합국 담당에 이승재 재정부 금융협력과장(행시 33회)을 뽑았다. 국내 경제부처 출신의 과장급 관료가 ADB의 6급 직위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G20회의 유치를 계기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각종 국제기구에서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 지분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태/이태명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