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에 꽂힌 일본인들

2009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1위
일본 경제가 엔고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일본에선 경제 · 경영 서적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신호(12월19일자)에서 일본 경제 · 경영학자 142명의 추천을 받아 '2009 경제 · 경영학 서적 베스트 20'을 선정,발표했다.

올 베스트 경제 · 경영학 서적의 특징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접목,인간의 욕망이 경제 관련 의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행동경제학 관련서가 부상했다는 점이다. 1위로 뽑힌 '애니멀 스피리츠(Animal Spirits)'는 이 같은 경향을 대표한다. 한국에서 '야성적 충동'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커로프 미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 교수가 함께 썼다. 두 저자는 케인스 경제학이 1930년대 대공황의 원인을 심리에서 찾은 점에 착안,인간의 오만과 부패 등 이기심이 부른 파국의 사례를 조목조목 분석한다. 3위와 5위에 오른 '블랙 스완(Black Swan · 검은 백조)'과 '자본주의는 왜 무너졌는가'도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블랙 스완'의 저자인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는 18세기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서 '백조는 하얗다'는 통념이 무너졌듯이,과거 경험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세계 시장을 충격에 빠뜨릴 수 있다고 설파한다. 부드러운 시장개입을 뜻하는 '넛지'도 일본에서 '실천 행동경제학'이란 제목으로 출간돼 8위에 선정됐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