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조앤 롤링과 한경희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이다. 입시생과 취업준비생들의 엇갈린 표정이 겹쳐진다. 합격과 불합격.어느 인생이 합격의 연속일 수 있고,성공의 연속일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 하더라도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인생의 행복과 미래는 합격이나 불합격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모두 주저앉고 싶거나 포기해버리고 싶었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19세기 말 날아가는 새를 보고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갖고 도전한 라이트 형제.이들의 반복되는 실패는 세간의 웃음거리만 됐다. 결코 하늘을 날지 못할 것이라는 조롱과 비난까지 받았다. 이들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계완구와 자전거점 운영에 머물러만 있었다면 과연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됐을까. 라이트 형제의 상상력과 도전은 결국 현실로 이뤄졌다. 1903년 인류 최초의 비행기 '플라이어호'의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비행기를 개선,마침내 1908년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이들이 만든 비행기를 구입했다. 당시의 조종 원리는 오늘날까지 모든 비행기에 적용되고 있다. 우리 시대에도 상상력과 도전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이들이 있다. 싱글맘으로 쪽방에 살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해리포터 시리즈를 출간한 조앤 롤링.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인터넷 UCC를 통해 한순간에 스타의 반열에 오른 수잔 보일.그녀는 47세 시골 노처녀였지만 노래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 우연히 방송출연 후 '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UCC 동영상이 인터넷 유튜브 사이트에 오르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한경희라는 한 평범한 주부는 물걸레질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주부들의 욕구를 간파해 연매출 1000억원대의 스팀청소기 회사 사장이 됐다. 꿈과 상상력,그리고 도전만 있으면 누구나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상상력은 개인의 무한한 자원일 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빌 게이츠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재산은 직원들의 상상력뿐"이라고 말했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 교수는 "정보화 사회 다음엔 꿈의 사회(Dream Society)라는 해일이 밀려온다. 상상력과 창조성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상상력이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적 수준,국가경쟁력까지 좌우하는 시대라는 의미다.

대한민국 미래의 꿈과 희망은 인터넷에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도전한다면 앞서간 천재들,아니 평범한 주부들이 오프라인 세상에서 해낸 것보다 더 창조적이고 위대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무한한 인터넷 바다에서 상상력이라는 배를 타고 도전이라는 힘찬 노를 다시 한 번 저으면서 이렇게 생각하자."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고,내 속에 요동치는 무한한 상상력과 도전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고.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 khjkorea@kis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