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화가 지고 중견·원로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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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커팅엣지 낙찰률 56%그동안 미술시장에서 주목받았던 20~40대 젊은 작가들의 경매 낙찰률이 50%대로 급락했다. 반면 중견 · 원로 작가의 작품과 고미술품의 낙찰률은 76%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실시한 제2회 아트옥션쇼의 경매(총낙찰액 41억원 · 낙찰률 73%)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1회 '커팅 엣지'경매에서는 박미나 정재호 김은진 정보영 김남표(사진'풍경') 김준식 용관 이기연 이현희 차민영씨 등의 출품작 46점 가운데 25점이 팔려 낙찰률 54%,낙찰총액 1억269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실시한 10회 경매 때의 낙찰률 89%보다는 무려 3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참신성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높은 점이 부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매에 출품되기만 하면 팔리던 일부 젊은 작가 작품이 유찰된 게 이를 방증한다. 젊은 조각가 이환권씨의 작품 '권투'가 유찰됐고,이우림 강민영 정보영 정재호씨 작품도 팔리지 않았다. 또 최근 2~3년간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입술 작가' 김성진,박미나씨 등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반면 이날 같은 장소에서 중견 · 원로 작가 작품 및 고미술품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1회 '123경매'에서는 출품작 123점 중 94점이 낙찰돼 낙찰률 76%,낙찰총액 2억4840만원을 기록했다. 50대 인기작가 오치균씨의 '아파트'는 응찰자의 치열한 경합 끝에 추정가보다 8배 높은 1650만원에 낙찰됐다. 또 한국 화가 김병종 주태석 손진아 반미령 사석원 황영성 석철주 김일해 김원숙 구본창씨 등 일부 중견 작가를 비롯해 백남준 이대원 이우환 김기창 서세욱 박서보씨 등 원로 · 작고 작가 작품도 대부분 새 주인을 찾아갔다. 한편 115회 메이저 경매에서는 출품작 123점 중 74점이 팔려 낙찰률 60%,낙찰총액 36억5110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경매 최고 낙찰가는 8억1000만원에 팔린 이우환의 '점으로부터'가 차지했다. 이와 함께 4회 화이트세일 자선경매는 4년 연속 낙찰률 100%를 세워 눈길을 끌었다.
미술 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미술시장의 '성장엔진'이었던 젊은 작가의 작품이 조정을 보이는 양상"이라며 "컬렉터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견 · 원로 작가의 작품으로 옮겨타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