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제유가 70~80달러 박스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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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래업체들 전망국제유가가 내년 상반기에도 올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톨 글렌코어 트라피규라 건보 머큐리아 등 글로벌 톱 원유중개업체들은 내년 세계 원유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에 550만배럴의 원유를 거래하는 세계 최대 원유중개업체인 비톨의 이언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유가가 현재 움직이고 있는 수준에서 정체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피규라의 피에르 로리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원유시장 수급이 현재의 국제유가를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글렌코어와 건보도 내년에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내비쳤다. 세계 원유 시장에서 생산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이 내놓는 유가 전망은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5개 업체의 하루 원유 거래량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15%에 육박한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다.
국제유가는 지난 7월 이후 배럴당 65~80달러 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 증가 소식이 나오면 오르고,미국이나 유럽에서 소비가 정체됐다는 뉴스에는 하락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74.42달러(2월물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중개업체들은 내년 원유 수요가 하루 100만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치(150만배럴)보다 적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하루 80만배럴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22일 앙골라의 루안다에서 올 마지막 정기 모임을 갖는 OPEC은 현재의 원유 생산 쿼터를 유지한다는 데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