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날 수 없다?

등에 솟구친 두 개의 날개로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알려진 천사가 과학적으로 비행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런던 대학의 생물학자 로저 워튼 교수는 그림, 조각 등 예술작품에 나타난 천사의 신체를 분석한 결과, 천사는 이륙할 수도 없고 비행을 위해 강한 힘을 사용할 수도 없는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22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비행할 수 있는 종(種)인 새의 경우 날개가 앞 팔에서 진화했으며, 비행에 적합하도록 골밀도가 줄어드는 대신 강하고 가벼운 골격을 가지게 됐다.

그러나 예술작품에 묘사된 천사는 보통 사람의 크기이며, 날갯짓을 하기에는 근육도 강하지 못하다. 특히 케부림(하나님을 섬기며 옥좌를 떠받치는 천사)과 푸띠(날개를 가진 아기천사)의 경우 날기에는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간다는 게 와튼 교수의 설명이다.

교수는 "만약 천사들이 활공비행(글라이딩)으로 이륙한다 하더라도 엄청난 풍속에 노출된다"며 "이 같은 세기의 바람에서는 몸이 날아갈 뿐 아니라 날개도 소용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교수는 각종 동화나 우화에 등장하는 천사들의 비행 모습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천사에 대한 생각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천사는 종교적으로 매우 강력한 아이콘이며, 인간보다 강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에서 진행된 '종교와 공공생활'이라는 한 연구조사에서 조사대상 3만6000명 가운데 68%가 '천사와 악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